[조한필의 視線] 천안흥타령춤축제가 젊어졌다

[조한필의 視線] 천안흥타령춤축제가 젊어졌다

기사승인 2025-09-29 07:03:37

27일 오후 8시 종합운동장 주무대서 열린 천안흥타령춤축제의 EDM(전자댄스음악) 춤판. 세대를 뛰어넘은 여러 나이층 관객들이 함께 춤의 열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천안시

#1. 국제스트릿댄스챔피언쉽이 열리는 27일 천안종합운동장의 실내테니스장. 사회자가 “세계인이 모이는 스트릿댄스 대회를 열게 해 준 천안시와 문화재단 측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연거푸 했다. 몇 년새 스트릿댄스는 천안흥타령춤축제의 주요 종목이 됐다. 축제장이 불당동 종합운동장으로 옮겨 오면서 얻은 값진 성과다. 축제 관객층이 젊어져 가능했다. 이날 대회도 젊음의 열띤 호응이 스트릿댄스장을 열광시켰다.

#2. 27일 오후 6시30분, 다음 날 결선을 앞둔 국제춤대회 본선이 유관순체육관 앞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관객이 젊어졌다. 전통민속춤이 주류를 이뤄, 예전엔 항상 노년 관객이 많았다. 아르헨티나팀의 박진감 넘치는 공연에 관객들이 환호를 질렀다. 슬로바키아팀 공연 때는 괴성까지 터져 나왔다. 심사 보던 외국 여성 심사위원이 웃으며, 여러 번 뒤로 관객을 돌아볼 정도였다. 이런 관객들 태도와 반응이 축제장 분위기를 높이고, 축제 위상도 함께 올린다.

#3. 실내테니스장 인근에 어린이 놀이 시설이 여러 종류 설치됐다. 부모와 함께 이용 순번을 기다리는 어린이들로 북적였다. 미끄럼 타는 어린이들 탄성이 하늘을 찔렀다. 또 게이트볼장에 마련된 어린이 직업체험장 ‘키자니아’도 붐비기는 마찬가지. 전문업체가 운영한 이곳도 축제장 변경으로 많이 찾는 어린이 관객을 위한 배려였다. 축제장이 불당동으로 이전하면서 바뀐 풍속도다. 

2022년 천안삼거리공원을 떠난 천안흥타령춤축제가 네 번째 ‘도심축제’를 28일 성공적으로 마쳤다. 춤축제가 열리는 천안종합운동장 앞 축제장은 불당동·백석동 아파트밀집지역과 가깝다. 다수의 시민 관객을 불러들이기에 적격의 장소다. 

춤축제는 젊은 주민들이 사는 천안 신시가지에서 더욱 그 특장점을 살리고 있다. ‘흥타령’ 전통춤에서 그 중심점이 젊은 에너지가 솟는 현대춤으로 옮겨지고 있다. 자연스러운 변화다. 축제장이 흥타령과 어울리는 천안삼거리서 아파트지역으로 옮겼으니 당연한 탈바꿈이 아닌가. 장소와 주관객층이 바뀌었으니 축제 모습도 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천안삼거리와 흥타령의 역사성을 망각할 수는 없다. 삼거리설화를 모티브로 한 ‘능소전’은 계속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여야 한다. 흥타령 기반의 춤축제 로고송도 널리 불리고, 홍보 영상 배경음악 등으로 활용돼야 한다. 그러고보니 올해는 축제장에서 로고송을 자주 듣지 못한 게 이상하다.

이제 흥타령춤축제는 천안삼거리로 돌아갈 수 없다. 이달 초 재개장한 삼거리공원이 예전 모습이 아닌 건 모두가 안다. 삼거리공원은 더 이상 춤축제, 웰빙식품엑스포, 농기계박람회 등 대형 행사에 장소를 내주던 곳이 아니다. 시민 힐링휴식시설이 촘촘히 들어서 대형무대 설치 공간이 없다.

이제 흥타령춤축제 고정 장소는 많은 젊은 시민이 거주하는 아파트밀집지역 종합운동장이다. 일부에선 흥타령축제 역사성을 들어 아직 축제장 변경에 대해 비판한다. 그러나 삼거리공원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건 기정사실이 됐다. 축제장이 바뀌었다 해도 역시 천안시 안이다. 종합운동장 인근도 천안삼거리 만큼이나 교통의 요지가 됐다. KTX역도 가깝고, 경부고속도 진입도 용이하다. 인접도시 아산시와 접경 지역이다. 

축제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관람객이다. 그것도 젊은 관객이다. “축제는 젊어져야 산다.” 천안흥타령춤축제는 장소 변경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기회를 맞았다. 삼거리공원의 예전 춤축제는 젊은이가 호응하지 않던 축제였다. 

축제장은 더 이상 동네 어르신들 모시는 장소가 아니다. 어르신도 어린이, 청소년 및 젊은 세대와 함께 같은 자리에서 어울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축제를 즐겨야 더 건강하고 젊어진다. 스트릿댄스를 MZ들과 함께 즐기며 그 고동을 느껴보시라. 
조한필 천안·아산 선임기자
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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