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도수관로 설치가 올 가뭄때 서부지역 단수 막았다

속초시, 도수관로 설치가 올 가뭄때 서부지역 단수 막았다

노학동·교동 등 상수도 담당 학사평취수장, 가뭄때 물부족 '시름'
올해 설악산 물~학사평취수장 공급 척산도수관로 완공 '해결'
암반관정개발,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 쌍천 제2지하댐도 '효과'

기사승인 2025-09-29 15:38:50 업데이트 2025-09-29 15:40:46
이병선 속초시장이 지난 3일 속초시 상수도 통합관제실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갈수기 대비 급수시설 현장점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병수 기자
강원 영동지역에 이어진 유례없는 가뭄이 진정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 속초시의 물관리 시책이 주목받고 있다.

속초시의 경우 예전 같았으면 제한급수를 비켜 가지 못했을 상황이었으나 그동안 추진해 온 꾸준하고 복합적인 물관리 시책으로 위기를 무사히 넘겼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물 부족 도시였던 속초시는 1992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8차례에 걸친 제한급수를 했다. 최장 122일간 제한급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수원 확보와 상수도 관망 정비, 도수관로 설치 등 꾸준히 추진해 온 물관리 시책으로 역대급인 이번 가뭄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속초시의 본격적인 물관리 시책의 시작은 지난 1998년 설치한 쌍천 제1지하댐부터다. 

지역의 유일한 하천인 쌍천은 발원지에서 바다에 이르는 길이가 짧고 경사 또한 급해 하천수가 금세 바다로 빠져나가는 등 물을 가둬둘 수 있는 여건도 안 돼 어려움을 겪던 속초시가 지하수에 눈을 돌린 것이 바로 지하댐이다.

쌍천하구 지하에 길이 832m, 높이 16m의 차수벽(댐)을 설치한 뒤 지하에 고인 물을 집수정을 통해 취수하는 방식으로 하루 1만6천t의 식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설악취수장과 학사평취수장에 주로 의존했던 속초시는 쌍천 1지하댐 설치로 배 이상의 식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도시 규모 확장과 관광객 증가 등에 따른 물 수요량이 늘어나자 속초시는 추가 취수원 확보에 착수, 2021년 12월 쌍천에 하루 취수량 7천t 규모의 제2지하댐을 설치한 데 이어 2022년 1월에는 2003년부터 추진해 온 암반관정 개발사업을 통해 암반관정 20개(취수량 2만3천450t)를 확보했다.

또한, 지난해 4월에는 총사업비 280억 원이 투입된 중앙1블럭의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노후관 정비)을 통해 사업대상지 기준 유수율을 92.4%까지 끌어올리면서 연간 224만2000t, 하루 최대 2700t의 누수량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속초시자 지난 3일 속초시 상수도 통합관제실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갈수기 대비 급수시설 현장점검 회의를 진행했다. 조병수 기자.
특히 지난해 11월 35억 원을 투입해 설치한 척산도수관로는 학사평정수장 급수구역을 제한급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속초시 정수장은 도심지 대부분에 식수를 공급하는 속초정수장을 비롯해 도문동과 대포동 일부 등 시 남부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설악정수장, 그리고 노학동과 교동 일부지역을 포함하는 서부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학사평정수장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취수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학사평정수장의 경우 갈수기 때마다 원수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척산도수관로 덕분에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척산도수관로는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인근에 있는 설악취수장과 학사평 지역에 있는 학사평정수장을 연결하는 총연장 4.84km의 관로로, 이 관로를 통해 하루 3500t의 원수를 설악취수장에서 학사평정수장으로 보낼 수 있도록 설치됐다.

이에 따라 가뭄이 심했던 지난여름, 예년 같으면 제한급수가 불가피했던 학사평정수장 급수구역은 척산도수관로를 통해 설악취수장으로부터 원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면서 극심한 가뭄을 극복할 수 있었다.

갈수기였던 지난 6월 9일부터 7월 13일까지 척산도수관로를 통해 설악취수장에서 학사평정수장으로 공급된 원수는 12만t으로 같은 기간 속초시가 취수, 공급한 상수도 133만t의 9%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33만t의 세부 내용은 제1지하댐 95만t(71%), 척산도수관로 12만t(9%), 노후관정비 9만5000t(7%), 암반관정 9만4000t(7%), 제2지하댐 7만3000t(6%) 등이다.

한편 속초시는 올해보다 더한 가뭄이 언제든 올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 내년부터 오는 2031년까지 411억 원을 투입, 52.7km에 달하는 노후관로 교체공사를 진행해 현재 82%인 사업대상지의 유수율을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2027년까지 15억 원을 들여 비상급수시설 5곳을 추가 개발하고 설치된 지 30년이 가까워져 오는 제1지하댐의 차수벽 균열 부분을 2028년까지 93억 원을 들여 보강해 지하수 유출을 방지하고 해수 유입을 차단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물 절약 생활화의 홍보 활동도 꾸준히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지속적인 취수원 확보와 관망정비, 도수관로 설치 등 꾸준하고 선제적인 물관리 시책으로 지난여름 가뭄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며 “계획한 사업들의 차질 없는 추진으로 증가하는 물 수요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촌의 물 부족 현상은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고 올해보다 더한 가뭄도 충분히 올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병수 기자
chobs@kukinews.com
조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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