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오늘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이 지난달 일본 도쿄를 방문한 데 대한 답방으로 인구 소멸과 지방 활성화, 인공지능(AI)·수소에너지 등 첨단기술과 관련해 양국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에서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만찬과 친교 행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정상은 지난 6월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했다. 한 달여 전인 지난달 23일에도 이 대통령이 일본 도쿄를 방문해 이시바 총리를 만났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한일 정상회담 관련 간담회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8월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한 답방”이라며 “한 달 만에 두 정상의 만남이 다시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일 간 셔틀외교가 복원·정착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정부 출범 3개월여 만에 한일 정상의 상호 방문을 완성해 소통·협력의 선순환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천명됐다”고 했다.
회담 장소는 지난 방일 당시 이 대통령이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것에 이시바 총리가 호응하면서 부산으로 정해졌다.
일본 정상이 양자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하면서 서울 이외의 도시에 방문하는 것은 2004년 고이즈미 전 총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제주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21년 만이다.
이날 정상회담에선 한일 협력 및 한미일 공조 방안이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국 공통의 사회 문제인 인구 문제와 지방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경험의 공유를 위한 협의체 운영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랐던 인공지능(AI)·수소 등 미래 산업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간다.
정부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대미 관세협상도 정식 의제는 아니지만 일본이 한국보다 일찍 협상을 매듭지은 만큼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그간 과거사 문제에 우호적 입장을 견지해온 이시바 총리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전향적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다음 달 4일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새 총재를 선출하고 이어 국회에서 신임 총리가 결정되면 퇴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