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퍼지는 전립선암 골 전이…“집에서도 예방 치료 가능”

조용히 퍼지는 전립선암 골 전이…“집에서도 예방 치료 가능”

약해진 상태에 작은 충격에도 합병증 재발
전립선암 환자 합병증 치료율 20% 그쳐
“골 전이 확인됐다면 바로 적절한 치료 시작해야”

기사승인 2025-09-30 11:00:04
게티이미지뱅크

# 김희영(68·남·서울 은평구)씨는 최근 강한 다리 통증을 느껴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골 전이를 동반한 4기 전립선암이었다. 김씨는 전립선암 표적 남성 호르몬 차단 항암 치료와 4주 간격의 골격계 합병증 치료를 진행하려 했지만, 극심한 고통에 병원 방문도 어려웠다. 이후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집에서 직접 투여할 수 있는 주사제를 통한 골격계 합병증 치료를 시작했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에게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암이다. 평균 수명 연장과 고령화로 인해 전립선암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령 암환자의 경우 합병증 등으로 보다 복잡하고 신중한 치료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환자의 약 70%에선 발생하는 골 전이는 뼈의 정상 구조를 파괴하며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어 적절한 진단·치료 필요성이 높아진다.

30일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2022년 기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전립선암은 뼈 전이 흔히 발생하는 암종으로, 전립선암 환자의 약 65~75%에서 골 전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가 뼈로 전이되면 병리학적 골절, 척수 압박, 방사선 치료, 수술 등 골격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합병증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며, 일부에선 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신체 활동이 제한되면 환자의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되고, 우울감과 불안 같은 심리적 문제도 동반하게 된다.

전립선암 환자는 골 전이 진단 후 약 11개월 시점에 골격계 합병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문제는 골격계 합병증은 한 번 발생하면 뼈가 전신적으로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반복적으로 합병증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환자의 고통은 장기화되고, 항암 치료 과정에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나 전립선암의 골 전이 합병증에 대한 인식은 낮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골 전이를 동반한 암환자 중 골격계 합병증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10%에 불과하다. 전립선암 환자에서도 치료율은 20%대에 그친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 주요 암학회 진료 가이드라인에선 전립선암 환자의 골 전이가 확인되는 즉시 예방적 치료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SMO의 경우 전립선암 환자의 골격계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증상이 없더라도 초기부터 치료를 시작할 것을 강조한다.

전립선암의 골 전이 합병증 치료에는 대표적으로 미국 암젠의 ‘엑스지바’(성분명 데노수맙)가 쓰인다. 2014년 9월 국내에서 고형암 환자의 골격계 합병증 위험 감소 목적으로 처음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18년 9월부터 골 전이가 확인된 거세저항성 전립선암과 유방암 환자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2024년 7월엔 프리필드시린지(PFS) 제형이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진 교육을 통해 자가 투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현호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항암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선 환자의 컨디션이 중요하다”며 “우선 남성 호르몬 수용체 길항제와 호르몬 차단요법을 장기간 사용한 전립선암 환자는 골절 위험이 매우 높아 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뼈 전이가 발생한 경우 골격계 합병증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작은 충격에도 골절 등이 반복되면서 환자의 거동이 어려워지고 전신 컨디션까지 나빠질 수 있다”며 “항암 치료 도중 합병증이 발생하면 치료 일정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는 만큼 환자의 통증이나 골절 증상에 대해 보호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골 전이가 확인됐다면 바로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병원 방문 없이 집에서도 주사할 수 있는 뼈 전이 예방 치료가 있다”면서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교육을 받은 후 집에서 직접 투여할 수 있어 병원 방문 횟수 부담도 줄일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뼈 전이 합병증을 예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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