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빠진 청문회…여야 충돌 ‘맹탕 청문회’

조희대 빠진 청문회…여야 충돌 ‘맹탕 청문회’

다음 달 15일 ‘대법원 현장 국감’ 추가 실시

기사승인 2025-09-30 19:17:30 업데이트 2025-09-30 20:43:01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위원장이 대법원에 대한 현장검증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위원들이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30일 여당 주도로 전체 회의를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과 핵심 증인들이 불참하면서 이날 청문회는 여야 간 정쟁만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장검증 등 강도 높은 실사를 예고하며 압박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원칙과 절차에 어긋나는 보복성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조 대법원장 청문회를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정작 조 대법원장을 비롯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대법관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주요 증인 대부분이 일제히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 조 대법원장이 불참하며 오늘 청문회는 ‘붕어빵 청문회’가 됐다”며 “오늘 (청문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15일에 현장검증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이 청문회를 명분 삼아 대법원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는 지난번에 국회에서 하기로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13일 하루 정했던 감사를 왜 이틀을 해야 하는지, 또 국회가 아닌 대법원 현장에서 하겠다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 대법관들, 주요 증인들이 불출석 의견서를 냈는데도 감정적 보복으로 이러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송석준 의원은 “오늘 청문회는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을 검증한다는 명분으로 열렸지만 근거 없는 ‘4인 회동’ 의혹만 부각하고 있다”며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를 겁박하듯 다루는 것은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의원은 여당을 향해 “민주당이 절차를 무시한 채 청문회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입법부에 의한 내란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곽규택 의원도 “불출석을 이유로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일반 증인·참고인으로 끼워 넣는 것은 사법부를 억지로 흔드는 것”이라며 “국정감사 역사상 유례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신동욱 의원은 “사법부가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며 “민주당이 범죄자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대통령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헌정질서와 사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송석준 의원 역시 “대법원을 겁박하기 위한 가짜뉴스 청문회”라며 “참고인 추가 출석 요구는 근본적으로 반대한다”고 거들었다.

결국 이날 청문회는 여야의 공방만 이어진 채 성과 없는 청문회로 빛을 바랬다. 조 대법원장이 끝내 출석하지 않으면서 청문회가 ‘맹탕’으로 전락했다는 평가와 함께 여야의 정쟁만 부각된 셈이다.

한편 법사위는 이날 민주당 주도로 다음 달 대법원에 대한 현장 국정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10월15일 대법원 현장 국감을 추가하는 내용의 ‘2025년도 국정감사계획서 변경의 건’을 재석 16명 중 찬성 10명, 반대 6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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