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재팬, 日 이커머스서 K-뷰티 성장 거점으로 [K-뷰티 IN 도쿄①]

큐텐재팬, 日 이커머스서 K-뷰티 성장 거점으로 [K-뷰티 IN 도쿄①]

이베이 자회사 큐텐재팬, 일본 낮은 EC화율 속 두 자릿수 성장 지속
메가와리·메가포·메가데뷔 등 자체 기획 프로모션으로 매출 견인
‘메가 코스메랜드’ 2회차…K-뷰티 브랜드 50곳 참여해 현지 공략 강화

기사승인 2025-10-09 06:00:04
한때 일본을 찾은 한국인들이 화장품을 ‘쓸어 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풍경이 사뭇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일본인들이 한국을 찾아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고, 또 일본 현지에서도 K-뷰티를 찾아 나섭니다. K-팝과 드라마로 되살아난 한류 열기 속에서 한국 화장품은 ‘문화’이자 ‘취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쿠키뉴스는 도쿄 현지에서 직접 확인한 일본의 K-뷰티 열풍, 그 현장을 3편에 걸쳐 전합니다. <편집자주>

2일 김태은 이베이재팬 그로스 서포트 본부장이 도쿄 이베이재팬 본사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심하연 기자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큐텐재팬(Qoo10 Japan)’이 K-뷰티 성장의 핵심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eBay)가 지난 2018년 일본 사업 부문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 뒤,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 큐텐재팬에 따르면 현재 일본 온라인 쇼핑 시장은 아마존, 라쿠텐, 야후재팬이 주도하고 있다. 큐텐재팬은 거래 규모로는 4위권에 속하지만, 성장률만 놓고 보면 업계 최고 수준이다. 김태은 이베이재팬 그로스 서포트 본부장은 “일본 진출 초기 브랜드 인지도가 약 50%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80% 정도까지 상승했다”며 “일본의 전자상거래 침투율은 선진국 대비 낮지만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텐재팬은 일본 소비자 성향에 맞춘 가격 정책과 프로모션을 운영하며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큐텐은 기존 종합몰과는 결이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쇼핑은 놀이(Shopping is Play)’라는 슬로건 아래 식품, 패션, 라이브 방송, 무료 샘플 제공 등 다양한 판매 방식을 결합해 젊은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넓혀왔다”고 했다. 

규텐재핀의 매출을 이끄는 핵신은 자체 기획 할인·마케팅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행사인 메가와리(Mega Wari)는 일본어 ‘와리(割り)’에서 따왔다. 분기마다 열흘간 20% 할인쿠폰(브랜드와 큐텐이 각각 10% 부담)을 제공한다. 김재돈 이베이재팬 마케팅본부장은 “행사 기간 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이를 정도”라며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고 3분기 역시 10% 이상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메가포(Mega Po)’ 프로그램도 새롭게 성장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10% 할인쿠폰과 10%의 포인트 적립을 결합한 형태로, 올해부터 분기마다 한 차례씩 진행 중이다. 3·6·9월은 메가와리, 그 외 분기는 메가포를 운영하며 매 분기 고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김 본부장은 “메가포는 메가와리 이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매년 50~60%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규 브랜드를 일본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한 메가데뷔(Mega Debut)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최근 3개월 이내 입점한 브랜드 중 일본 진출 경험이 없는 업체를 대상으로 하며, 브랜드와 큐텐이 함께 할인쿠폰과 인플루언서 리뷰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K-뷰티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 안착했으며, 론칭 첫 주 평균 매출은 500만엔, 3개월간 1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규텐재팬은 라이브커머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큐텐재팬은 “일본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큐텐재팬은 자체 스튜디오를 구축해 라이브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며 “한 방송에서 시청자 70만명을 기록하며 매출이 50억원을 넘어선 사례도 있다. 현재 전체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연간 70% 이상 증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큐텐재팬 내 뷰티 카테고리는 플랫폼 성장의 핵심 부문이다. 박영인 이베이재팬 KR 뷰티 실장은 “올해 뷰티 부문 성장률은 17.9%로 지금까지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며 “신규 K-뷰티 브랜드가 일본 진출 후 한 달 내 입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화장품을 넘어 이너뷰티(Inner Beauty)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스포츠·기능성 식품은 전년 대비 700%, 다이어트 식품은 80% 성장했다. 큐텐재팬은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일본 시장에 맞춘 마케팅을 준비 중이며, 지난해 11월부터 TV 광고를 집행할 예정이다. 이너뷰티 제품은 메가와리와 메가포 같은 메인 행사에 함께 노출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메가 코스메랜드(Mega Cosmeland)’ 현장 모습. 심하연 기자 

큐텐재팬은 온라인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접점도 넓히고 있다. 지난 4~5일 열린 ‘메가 코스메랜드(Mega Cosmeland)’는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보다 규모를  확대됐다. 참가 브랜드는 지난해 30곳에서 54곳으로 확대됐으며, 행사장 규모도 두 배 이상 커졌다. 이 중 50개 브랜드가 K-뷰티 브랜드였다. 

업계는 일본 시장도 과거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인디 브랜드와 SNS 기반의 MZ세대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는 활자 정보와 리뷰를 중시하고 샘플 체험 후 구매 전환율이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엔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강했지만 최근 10~2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K-뷰티를 동등한 선택지로 받아들이고 있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큐텐재팬은 메가 시리즈·라이브커머스·이너뷰티를 통한 온라인 성장과 ‘메가 코스메랜드’를 통한 오프라인 접점 확대를 병행하며 이러한 변화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쿄=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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