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고 발견하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Skyscanner) 가 14일 서울 중구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트래블 트렌드 2026’ 미디어데이를 열고 내년 여행 시장을 이끌 7대 핵심 트렌드와 인기·가성비 여행지를 공개했다.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인 여행객 80%가 2026년에 2025년보다 비슷하거나 더 자주 여행할 계획이며, 항공권·숙박·렌터카 예산을 늘리겠다는 응답도 많았다”며 “여행이 개인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자기표현의 무대’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화된 경험’이 핵심…2026년 여행 키워드
스카이스캐너는 내년 여행 시장을 이끌 흐름으로 ‘개인화된 경험’을 꼽았다. 민 전문가는 “여행은 일상 탈출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고 발견하는 과정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트렌드로는 현지 시장과 슈퍼마켓을 여행의 일부로 즐기는 ‘마트어택’을 꼽았다. 절반 이상이 현지 마트를 자주 방문하며 이를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꼽았다. 여행지에서 사람과의 연결을 중시하는 ‘여.만.추’도 부상한다. 취미 활동이나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현지인과 교류하는 경험이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피로에서 벗어나 책에서 영감을 얻는 ‘책스케이프’, 뷰티 루틴과 소비를 결합한 ‘글로우업 여행’도 눈길을 끈다. 특히 젊은 세대는 브랜드 팝업스토어 체험에, 기성세대는 제품 구매에 집중하는 차이를 보였다.
숙소 자체가 여행의 이유가 되는 ‘이색 체크인’도 확대되고 있다. 독특한 숙소를 선택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으며, 산이 보이는 객실을 찾는 ‘산악바이브’ 역시 오션뷰를 대체하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족 간 유대와 추억을 중시하는 ‘다세대 여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비용 절감보다 정서적 가치가 더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소도시·비주류 여행지 강세…가성비 지역 다변화
내년 인기 여행지에는 일본 아사히카와(+476%), 미야코지마(+247%), 중국 충칭(+245%) 등이 이름을 올렸다. 민 전문가는 “아사히카와는 일본에서 가장 먼저 단풍을 볼 수 있고, 미야코지마는 ‘일본의 몰디브’로 불리며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성비 여행지로는 일본 요나고(-27%), 아부다비(-27%), 중국 창사(-20%) 등이 꼽혔다. 그는 “항공편 증편과 F1 개최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행의 방식뿐만 아니라 여행을 ‘계획하는 방법’ 자체도 달라지고 있다.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흐름이 여행 준비 과정까지 이어지면서,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여행객의 절반 이상은 여행 계획과 예약 과정에서 AI를 적극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응답이 나타났으며, 많은 이들이 항공권·숙박 검색뿐만 아니라 여행지 조사, 일정표 설계, 가격 비교 등 구체적인 의사 결정 단계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여행지 선택의 기준도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찾기보다 덜 알려진 조용한 공간에서 깊이 있는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 세계 여행객의 34%가 ‘숨겨진 여행지’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답했다. 스카이스캐너도 이에 맞춰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만 선별해 보여주는 ‘저평가 여행지 필터’ 기능을 강화해 이용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민 전문가는 “2026년 여행은 소비를 넘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반영한 여행이 앞으로 산업 전반을 이끌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