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온실가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체 가능한 에너지 발전기술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환경문제 해결 방안으로 연료전지가 주목받고 있으며, 청정수소 인증제 등 수소에너지의 청정성에 대한 검증도 제도화되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는 운전뿐 아니라 생산부터 사용, 폐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대해 환경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해 향후 탄소국경세 등 규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환경영향은 활동, 제품, 기술 등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모든 영향으로, 지구온난화, 지구산성화, 생태독성, 발암 독성, 해양 부영양화 등 다양한 종류에서 지수 형태로 표준화되고 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결합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발전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대표적 친환경 에너지기술이다.
그러나 연료전지 생산과정 중 토양 산성화 등을 유발하는 물질이 배출될 수 있어 궁극적인 친환경 산업화를 위해서는 전주기 환경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유럽 등은 이에 대한 환경영향에 대해 가이드라인 수준만 제시할 뿐 명확한 평가기준과 규제는 없는 상태다. 연료전지 상용화를 추진하는 기업도 기준 데이터가 없어 개발품의 환경적 장점을 강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환경영향 기준 정립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 강성민 박사팀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전주기 환경영향을 정량분석하고 친환경 제작을 위한 기준 데이터를 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에너지연 연구팀은 최근 연구가 활발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대상으로 원자재 채취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분석, 문제가 되는 소재 배출량을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셀을 지탱하고 안정성을 제공하는 지지체 종류에 따라 연료극지지형, 전해질지지형, 금속지지형으로 분류된다.
지지체는 연료전지 셀의 구조를 물리적으로 지탱하고, 열과 압력 변화에도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며, 지지체 종류에 따라 제작 에너지 소모 및 재활용성 등이 달라진다.
연구팀은 1㎾ 출력조건을 가진 세 분류의 연료전지를 단위전지와 단위전지를 묶은 스택 단위로 구분해 지구온난화, 오존형성 등 18개 핵심지표로 환경영향을 분석·평가했다.
평가결과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생산 시 대부분 지표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지구 산성화와 해양 부영양화, 인체 발암독성 3개 지표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각 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니켈, 이트리아 안정화 지르코니아, 스테인리스스틸 사용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는 현재 별도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전면 상용화할 경우 대량 생산에 따른 환경문제가 우려되는 것이다.
실제 환경영향 분석 결과 연료극지지형 스택은 토양산성화 가능성이 높았고, 핵심 소재인 니켈로 인한 산성화지수는 약 0.998㎏SO2-eq로 확인 전해질지지형보다 37배, 금속지지형보다 75배 높았다.
또 전해질지지형 스택은 핵심 소재인 이트리아 안정화 지르코니아로 인한 부영양화 지수가 50.94gN-eq로 연료극지지형의 32배, 금속지지형보다 647배 높았다.
아울러 금속지지형 스택은 핵심 소재인 스테인리스스틸(STS)로 인한 발암독성 지수가 연료극지지형의 3.3배, 전해질지지형의 14.6배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환경영향 최소화를 위해 니켈 생산 시 황산을 이용하지 않는 건식 야금공법을 적용하고, 스테인리스스틸 생산 시 크롬을 회수하는 바이오 침출공정 등 친환경적 소재 제작기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생산의 환경영향을 정량적으로 파악해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SOFC 스택과 시스템 설계의 기준을 제시해 궁극적인 탄소중립과 수소경제 실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가상공학플랫폼구축사업 지원을 받았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인바이러먼털 케미컬 엔지니어링(Journal of Environmental Chemical Engineering‘, IF 7.4)) 지난 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