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브랜드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만든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 수준의 기능성을 강조한 ‘더마코스메틱’이 제약업계의 신생 먹거리가 되는 모양새다.
30일 시장조사기관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22년 357억7000만 달러(한화 약 51조9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755억1000만 달러(약 109조6000억원)로 2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17년 5000억원에서 2022년 4조5325억원까지 늘어났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기능성 화장품을 의미한다. 일반 화장품과 달리 피부 진정, 보습, 트러블 완화 등 치료 목적을 가진다. 주로 의사, 제약사 등 의료 전문가가 연구개발(R&D)에 참여해 화장품의 안전성과 의약품의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미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더마코스메틱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의약품 연구개발 역량을 강조하며 독자 브랜드를 론칭했다. K-뷰티 인기에 힘입어 해외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5년 ‘센텔리안24’를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일반의약품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센텔리아시아티카를 활용한 ‘마데카 크림’을 내놨다. 센텔리안24는 2015년 4월 론칭 이후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 글로벌 시장에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화약품의 경우 상처치료 연고인 ‘후시딘’ 원료를 활용해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2021년 출시한 ‘후시드크림’은 후시딘의 성분과 유래가 동일한 푸시디움 코식네움을 새롭게 연구·개발한 스킨케어 특허 성분을 담았다. 2022년엔 트러블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 ‘후시다인 더마 트러블’을 론칭했다. 아마존 등 글로벌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올해 1분기 디지털 채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동아제약은 2019년 흉터치료제 ‘노스카나’의 핵심 성분인 헤파린 등을 함유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을 론칭했다. 대표 제품인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은 동아제약의 독자 성분인 헤파린 RX 콤플렉스가 46% 함유됐다. 지난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브랜드관을 열었고, 미국 최대 유통 플랫폼인 아마존에도 입점해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기술과 히알루론산 기술을 접목한 코스메틱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5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웰라쥬’를 론칭하고, 자체 개발한 히알루론산 등 고농축, 고순도 성분을 함유한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웰라쥬는 미국, 중국 등을 포함한 12개국에, 바이리즌BR은 캐나다 등 4개국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사들이 화장품 사업을 미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기존 제약사가 가지고 있던 의학적 신뢰가 화장품에 더해지면서 글로벌 소비자들 사이에서 차별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