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불장에 개미 10조 팔았다…그 자금은 어디로?

9월 불장에 개미 10조 팔았다…그 자금은 어디로?

개인, 9월 코스피서 10조 순매도 ‘역대 최대’
삼성전자 7.4조 순매도…“매수가 넘기자 차익실현”
반도체 팔고 韓 바이오·美 주식 매수

기사승인 2025-10-01 18:22:01
그래픽=임성영 기자

지난 9월 코스피가 연일 최고가를 쓴 불장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10조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주가 상승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도 했다. 개인들은 차익실현한 일부 자금은 코스닥 시장 내 바이오·IT부품주로 또 일부는 미국 주식으로 투자 자금을 이동시킨 것으로 보인다. 

개인, 9월 코스피서 10조 순매도…역대 최대

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9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4900억원(NTX 제외)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거래소 전산 상 통계가 남아 있는 2002년 1월 이후 월별 기준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전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던 건 지난해 2월로 개인은 해당기간 8조4100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반면 지난 9월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조4500억원, 2조2100억원 순매수하며 개인의 물량을 받아낸 모양새다.

종목별로 봤을 때 개인은 △삼성전자를 7조2600억원 순매도 하며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도 1조7300억원 순매도하며 두번째로 많이 팔았다. 이어 개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6600억원) △삼성전자우(6200억원) △현대로템(4700억원) △NAVER(4500억원) 순으로 차익실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국내 주식투자자 3명 중 1명은 갖고 있는 대표적인 ‘국민주’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하락가도를 타며 개인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매수 가격을 넘기자 잇따라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꽤 긴 기간 삼성전자 주가가 눌려 있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았을 것”이라면서 “게다가 긴 명철 연휴도 앞두고 있어 매도 심리를 자극했을 것을 보인다”고 해석했다. 

개인, 국내 반도체 던지고…韓 바이오·美 주식 샀다

개인이 차익실현 한 자금 중 일부는 국내 코스닥 시장 내 바이오·2차전지주로, 또 미국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10조원 넘게 팔아치운 것과 달리 개인은 9월 코스닥 시장에서 5900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 내 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알테오젠(3300억원) △디앤디파마텍(952억원) △에코프로(895억원) △에코프로비엠(796억원) △펩트론(742억원) △JYP Ent.(661억원) △지투지바이오(647억원) △비에이치아이(624억원) △리가켐바이오(570억원) △파마리서치(408억원) 등이다. 바이오주가 대거 올랐고 2차전지주와 엔터주 IT부품주 등도 이름을 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로도 투자자금을 일부 옮긴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31억8400만달러(약 4조4700억원)로 8월 (6억4200만달러, 909억원)보다 4배 가량 증가했다.

종목별로는 △비트마인이머전테크놀로지(3억1000만달러) △아이리스에너지(2억6100만달러) △오라클(2억2700만달러) △엔비디아(1억5000만달러) △유나이티드헬스그룹(1억43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4100만달러) △시놉시스(1억2400만달러) △코어위브(1억2000만달러) △서클(1억1800만달러) 등의 순으로 순매수에 나섰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자금 규모로는 10조원을 팔았지만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가 140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주 많이 팔았다고 판단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일단 시장에서 매도를  했다는 건 추가적인 지수 상승이 제한적이라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나 네이버 등 그동안 주가가 안 좋았던 종목들의 주가가 올라가 이에 대한 차익실현을 하고 조금 더 가벼운 정책 수혜주 등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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