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작물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수록 광합성이 활발하고, 800~1000㏙ 구간에서 최적 성장을 보인다. 그러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00㏙ 수준이다.
일반적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고농도 탄소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로, 설치장소가 발전소, 공장 등에 국한된다.
반면 ‘직접 공기 포집(DAC)’ 기술은 대기 중 저농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므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DAC은 액체 흡수방식과 건식 흡착방식으로 나뉜다.
액체 흡수방식은 알칼리 용액에 공기를 통과시켜 이산화탄소를 담은 후 흡수된 용액을 가열하면 이산화탄소만 얻게 되는 방식이다. 이는 대규모로 연속가동 할 수 있지만, 부식성 알칼리 용액으로 인한 설비 내구성, 폐수 발생 등 단점이 있다.
고체 흡착방식은 흡착제 필터에 공기를 통과시키면 흡착제에 이산화탄소 분자는 달라붙고 공기 분자는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필터에 이산화탄소가 가득 차면 열이나 압력을 가해 분리·저장한다. 이는 액체 용액 방식에 비해 소형화가 가능하고 에너지 소모가 적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스마트팜에 활용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이 KAIST, 에코프로에이치엔과 공동연구로 ‘직접 공기 포집(DAC)’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산·학·연이 협력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스마트팜에 적용할 수 있어 스마트팜 혁신과 탄소 네거티브 실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코프로에이치엔이 내년을 목표로 소형 DAC 설비 상용화할 계획이다.
공동연구팀은 액체 흡수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건식 흡착 기반 소형 DAC 설비를 설계·제작했다.
이 설비는 KAIST 최민기 교수팀이 개발한 건식 이산화탄소 흡착제와 화학연 박용기 박사팀이 보유한 장치 설계·제작 기술이 융합하고,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소형 설비로 제품화했다.
최 교수팀은 2016년부터 이산화탄소 제거 흡착제 연구를 본격 추진했다.
이번에 개발된 흡착제는 DAC 기술뿐만 아니라 화력발전소 배기가스의 이산화탄소 포집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 기술과 비교해 흡착 성능, 경제성,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박 박사팀은 발전소·제철소가 배출하는 탄소를 포집하는 연구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이번 DAC 설비를 만드는데 활용했다.
흡착 및 탈착 과정에서 필요한 온도·압력 조건을 조정함으로써 반복적인 이산화탄소 고농도 포집이 원활하도록 설계·제작했다.
이 설비는 특정 지점·시설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팜 같은 농업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소형 DAC 설비는 공장이나 발전소 등에서 인위적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공급하던 방식과 달리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고농도로 농축한 뒤 농작물에 공급하기 때문에 친환경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비용도 효율적이다.
실제 경북 상주시 스마트팜혁신밸리에 설치한 1세대 DAC 장치는 토마토 재배 환경에서 성능 검증을 마쳤다.
실험결과 이산화탄소 농도를 대기 조건보다 최대 50% 높은 600~700㏙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고, 향후 성능 개선을 통해 800~1000㏙까지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미세조류를 포함한 다른 분야 농작물에도 소형 DAC 설비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성과는 출연연이 대학, 기업과 협력해 실제 농업 현장에서 유용한 기술로 발전시킨 의미있는 성과”라며 “스마트팜의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국가적 과제인 탄소저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