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회사채 시장 데뷔 ‘디딤돌’…QIB 회사채 프로그램 가동

중견기업 회사채 시장 데뷔 ‘디딤돌’…QIB 회사채 프로그램 가동

기사승인 2025-04-30 16:30:05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 구조도. 금융위 제공

공모 회사채 발행 실적이 없는 우량 중견기업이 회사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견기업 QIB(적격기관투자자) 회사채 프로그램’이 가동에 들어간다. 프로그램은 신용보증기금이 회사채 원리금의 80%를 지급보증하고 나머지 20%는 산업은행이 인수해 신용도를 최고등급(AAA)으로 보강하는 방식이다.

30일 금융위원회는 한국산업은행‧신용보증기금‧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함께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최초 발행에는 로젠, 디케이씨 2개 기업이 참여해 총 1000억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2012년 도입된 QIB 제도는 충분한 위험 관리 능력이 있는 금융기관‧펀드‧연기금 등 적격기관투자자 간에만 채권‧증권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하되 각종 공시 의무와 전매 제한을 완화한 준공모성 증권 발행제도다. 시장 투자자는 기업의 과거 회사채 발행 이력, 현재 신용등급 등을 기초로 투자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그동안 QIB제도는 신용도가 높은 국내 대기업의 해외 증권(KP) 발행에 활용됐다.

이번에 출범하는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공모 회사채 발행 실적이 없는 우량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QIB 방식의 회사채를 발행해 기업의 회사채 시장 데뷔를 지원한다. 회사채 발행액 중 최대 80%는 신보가 원리금 전액을 지급보증해 적격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하고, 나머지 무보증부 회사채는 산은이 인수한다. 중견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는 신보의 전액보증을 기반으로 최고등급(AAA)의 매력적인 채권이 되므로 투자 수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산은‧신보‧중견련이 각 기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향후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자립 가능성이 있는 우량 중견기업을 추천한다. 산은의 발행주선 및 채권인수, 신보의 신용보강을 통해 기업이 쉽게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후 중견기업이 기업명의로 회사채를 발행한다.

여러 회사채를 묶어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는 유동화보증(P-CBO)과 달리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기업 명의 회사채를 직접 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은 회사채 발행 이력과 투자자 인지도를 바탕으로 향후 산은‧신보의 지원 없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P-CBO 대비 130bp가량 줄어든다. P-CBO는 다양한 기업의 회사채로 기초자산을 구성하기에 유동화 과정에서 각종 비용이 발생하고, 발행 기업이 최소한의 부실위험을 분담하도록 총발행액의 1%가량인 후순위 채권을 인수하도록 한다. 반면 QIB는 유동화 과정이 없어 관련 비용이 들지 않고 산은이 기업 대신 무보증부 채권 전액을 인수하므로 기업 비용부담이 완화된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산업은행 IR 센터에서 열린 중견기업 QIB 회사채 발행 기념식에서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국가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 전용 프로그램으로 여전히 담보대출 중심인 기업금융이 직접금융 중심으로 전환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여러 중견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디딤돌로서 중견기업 공모 회사채 시장 조성의 시작점이라는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 출범이 중견기업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기회를, 투자자들에게는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금융위도 관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함께 QIB 프로그램 안착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다인 기자
daink@kukinews.com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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