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학부생이 저명 국제학술지에 신약개발에 관한 연구논문을 제1저자로 게재해 화제다.
KAIST 융합인재학부(수리과학과 복수전공) 4학년 장형준 학생이 한 번의 실험으로 약물 저해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분석법 개발에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팀이 충남대 약대 김상겸 교수팀, 기초과학연구원(IBS) 의생명수학그룹과 공동연구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기존 신약 개발에서 수많은 농도 조건으로 반복 실험해 약물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저해상수를 추정하는 방식을 단 한 번의 실험으로 대신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논문은 지난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개재됐다.

공동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링과 오차지형 분석으로 정확도 향상에 기여하지 않는 저해제 농도를 제거하고, 단 하나의 농도만으로도 저해상수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 ‘50-BOA’를 제안했다.
50-BOA는 단 하나의 저해제 농도만으로도 저해상수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어 실험 횟수를 크게 줄이면서도 오히려 정확도를 높인 획기적인 기법이다. 실제 이 기법을 실험데이터에 적용한 결과 기존보다 75% 이상 실험효율이 향상됐을뿐 아니라 정확도도 개선됐다.

이번 연구는 반복 실험에 따른 자원 소모를 줄이고 해석 편차를 최소화함으로써, 신약 개발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수학적 접근이 생명과학 실험설계를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저해상수는 약물 효과뿐 아니라 병용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약물상호작용을 예측하고 방지하는 데 핵심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약 개발과정에서 약물상호작용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저해상수를 포함한 효소 저해특성을 사전에 평가할 것을 권고한다.
전통적인 저해상수는 다양한 기질 및 저해제 농도에서 측정된 대사 속도데이터에 수학모델을 적합해 추정했다. 그럼에도 동일 기질-저해제 조합에 대해 연구마다 추정 값이 10배 이상 차이나는 사례들이 보고되는 등 신약 개발과정에서 약물 효과와 부작용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상존했다.
연구팀은 저해상수 추정 과정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 방식에서 활용되는 데이터의 절반 이상이 실제 추정에 불필요하거나, 오히려 왜곡을 초래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는 저해제 농도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충분히 높은 저해제 농도 하나에서 추정한 결과가 더 정확하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을 규명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엑셀 기반 사용자 친화적인 분석 소프트웨어도 개발자 플랫폼인 깃허브(https://github.com/Mathbiomed/50-BOA)에 함께 공개했다.
충남대 김상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십 년간 정형화된 약물 실험 설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게 만들었다”며 “단순한 실험 효율 향상을 넘어 약효와 부작용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AIST 김재경 교수는 “수학이 실험 설계를 바꾸고,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효율성과 재현성을 근본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논문명 : Optimizing enzyme inhibition analysis: precise estimation with a single inhibitor concentration / 저자 : 장형준 (KAIST 융합인재학부, 공동 제1저자), 송윤민 (IBS 의생명수학그룹, 공동 제1저자), 전장수(충남대 약대 연구교수, 공동저자), 윤휘열(충남대 약대 교수, 공동저자), 김상겸(충남대 약대 교수, 교신저자), 김재경 (KAIST 수리과학과 교신저자) ※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0468-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