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타이밍”…李대통령, 30.5조 추경 들고 국회로

“경제는 타이밍”…李대통령, 30.5조 추경 들고 국회로

국회서 2025년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
민생·내수 위기 진단하며 30.5조 추경안 직접 설명

기사승인 2025-06-26 11:31:10
시정연설 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22일 만에 국회를 찾아 여야에 첫 공식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는 타이밍”이라며 내수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설명하고 국회의 적극적인 심의와 처리를 당부했다. 특히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언제든지 의견을 주시라”며 협치를 강조했고, 연설 직후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는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복합 위기를 언급하며 “4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1분기 정부소비, 민간소비, 설비·건설투자까지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며 “민생의 어려움이 각종 지표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2·3 불법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이미 침체된 내수에 결정적 타격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는 타이밍”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움직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비상경제점검TF를 가동해왔다”며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경안에는 11조3000억원 규모의 소비쿠폰 예산이 포함됐다.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원(최대 52만원)을 지급하고, 취약계층과 인구소멸지역에는 맞춤형으로 더 두터운 지원을 제공한다. 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8조원 확대하고, 국비 6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이 대통령은 “지방에 더 많은 국비를 배분한 것은 ‘지방이 중심’이라는 새 정부의 철학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경에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 촉진 예산 3조9000억원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철도, 도로, 항만 등 집행 가능한 SOC(사회간접자본)에 조기 투자하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에 5조4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벤처·중소기업을 위한 모태펀드 출자 등 1조3000억원의 성장을 뒷받침할 재정도 편성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키우기 위해 정부가 마중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안정 대책의 핵심으로 장기연체채권 소각을 제시했다.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채무를 정리해 사실상 파산 상태에 놓인 113만 명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성실 상환 중인 소상공인에게는 분할 상환 기간을 확대하고, 이자 감면 폭도 늘릴 계획이다. 폐업 소상공인에 대한 재기 지원금도 인상하고, 구직급여·국민취업지원제도 확대 등 고용안전망 확충에도 1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대통령은 “같은 경제 위기 상황이라도 고통의 무게는 다르다”며 “더 깊은 상처를 입은 분들께는 더 두터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에는 10조3000억원 규모의 세입경정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재정의 안정성과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존중하기 위한 조치”라며 세입경정의 배경을 설명했다.정부는 이날 추경안 발표와 함께 올해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약 10조원 덜 걷힐 것으로 공식화했다. 본예산 기준 국세 수입 예상치(382조4000억원)를 고려하면 세수 부족분이 조기에 드러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세수 결손을 뒤늦게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기에 반영해 책임 있게 재정을 운용하겠다는 새 정부의 기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수 결손을 방치하면 대규모 불용 예산이 발생하고, 지방재정 지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는 사실상 긴축재정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 정부는 변칙이나 편법이 아닌 정공법을 택했다”며 “이미 편성한 예산이라 해도 필요한 사업만 적재적소에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제출과 관련해 첫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 “야당 의원 여러분께서도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다면 언제든지 의견을 주시기 바란다”며 여야 협력을 요청했다. 연설을 마친 뒤에는 본회의장을 나서며 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그는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며 “규칙을 어겨 이익을 얻을 수 없고, 규칙을 지켜도 손해 보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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