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명 전원을 로테이션 돌린 한국이 ‘최약체’ 홍콩을 제압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홍콩과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오는 15일 일본과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숙명의 한일전에서 이번 동아시안컵 우승팀이 가려질 전망이다. 반면 일본에 1-6으로 대패했던 홍콩은 이날 패배로 2연패를 기록했다. 다만 일본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점은 위안이었다.
홍 감독은 대회 최약체인 홍콩을 상대로 여러 전술적 실험에 나섰다. 중국전과 비교해 베스트11 전체가 바뀌었다. 전방에는 이호재가 위치했다. 나상호와 강상윤이 뒤를 받쳤다. 중원은 이승원과 서민우가 지켰다. 김태현(전북)과 조현택이 사이드에 포진했다. 수비진은 김태현(가시마), 서명관, 변준수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창근이 꼈다. 이중 김태현, 조현택, 김태현, 서명관, 변준수는 A매치 데뷔전을 갖게 됐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홍콩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공세에 비해 소득은 없었다. 홍콩은 수비 상황에서 공격수 1명을 제외한 9명의 라인을 모두 내리며 육탄 방어에 나섰다. 한국은 사이드가 아닌 중앙을 위주로 공격을 풀어갔는데, 매번 마무리 단계에서 홍콩 수비진에 막혔다.
강상윤이 마침내 골망을 열었다. 전반 27분 서민우가 박스 안에서 자리한 강상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건넸다. 강상윤은 볼을 잡은 뒤 몸을 돌려 오른발 터닝슛을 때렸고, 공은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곳으로 꽂혔다. 한국이 1-0으로 앞서갔다. 지난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강상윤은 대표팀 2경기 만에 데뷔골을 넣게 됐다.

한국은 홍콩을 더욱 압박했다. 전반 42분 나상호는 이승원의 크로스를 받아 문전 앞에서 헤더 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기회를 놓친 한국은 일단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조현택과 김태현을 빼고 공격 자원인 문선민과 모재현을 투입했다. 답답한 흐름을 깨기 위한 홍 감독의 선택이었다. 후반 17분에는 이승원 대신 김진규를 넣었다.
홍 감독의 용병술은 정확히 적중했다. 후반 21분 이호재는 문선민이 올린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슛으로 연결해 골을 터뜨렸다. 이호재의 큰 신장(193cm)이 돋보였다. 한국이 2-0으로 격차를 벌렸다.
한국은 교체로 들어간 문선민과 모재현, 정승원 등을 활용해 후반 막판까지 홍콩을 압박했지만 끝내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홍콩 골키퍼 입 헝 파이의 선방도 빛났다. 경기는 한국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용인=김영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