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희망’을 잇다

은평성모병원,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희망’을 잇다

기사승인 2025-07-20 06:00:06
김병수 은평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는 최근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조혈모세포 이식율을 높이려면 치료제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이 치료 난도 최상의 백혈병과 림프종, 골수종 등 혈액암 치료 최전선을 책임지고 있다. 의료진은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 중증 혈액질환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들이 새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길 기대한다.

은평성모병원은 2023~2024년 조혈모세포 이식 건수 전국 6위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 서북부 중증 혈액질환 치료 거점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2019년 7월 첫 이식 시행 이후 6년 만에 500례를 돌파했다. 자가이식은 232건, 동종이식은 268건이다. 이 중 비혈연간 이식이 90건, 형제간 이식 71건, 반일치 이식은 99건에 이르는 등 고난도 이식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감염 예방과 정밀한 환자 관리가 필요한 제대혈 이식도 꾸준히 시행하며 공여자를 찾기 힘든 환자들에게 치료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조혈모세포란 피를 구성하는 백혈구, 혈소판, 적혈구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세포를 말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생존기간이 평균 3~6개월에 불과한 급성 백혈병 등 중증 혈액질환을 치료하는 대표적 방법이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크게 자가 이식과 동종 이식으로 나뉜다. 자가 이식은 환자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냉동 보관했다가 항암 치료가 끝나면 이를 해동해 주입하는 방식이다. 동종 이식은 가족이나 타인에게 받은 조혈모세포를 활용하는 형태다. 어떤 질환인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60~70% 환자들이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새 생명을 찾는다.

은평성모병원의 고령 환자 이식은 증가 추세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총 96건의 65세 이상 환자 이식이 이뤄졌다. 70세 이상은 15건에 달한다. 이번 500번째 이식 대상자도 67세 고령자로, 2024년 말 골수이형성증후군(MDS)을 진단받고 4차 항암치료 후 지난 5월7일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았다.

성공적인 조혈모세포 이식은 질환 진단부터 이식 후 회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과 의료진의 헌신이 있어 가능했다. 혈액내과를 중심으로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정형외과, 감염내과 등 다양한 전문과로 구성된 협진팀을 운영하며 맞춤형 치료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복잡한 기증·이식 절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보호자는 전담 코디네이터가 지원하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감염 관리와 부작용 예방이다. 은평성모병원은 이식 전용 무균병상을 14병상으로 확충하는 등 치료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김병수 은평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는 “혈액암은 항암 치료 및 조혈모세포 이식도 중요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패혈증, 폐렴 등 감염 관리가 필수적이다”라며 “이식 병실의 무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세심하게 관리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 이식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치료제 접근성 강화’를 들었다. 2023년 기준 이식 대기자는 6234명이다. 1년에 800명 정도의 대기자가 생긴다. 이 중 이식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50%에 그친다. 김 교수는 “치료 부작용이 없으려면 환자가 암이 사라진 완전관해 상태를 가져야 하는데, 많은 환자가 이식 전에 재발한다”면서 “효과적인 약을 적극적으로 쓸 수 있도록 치료제의 허가·급여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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