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페이의 소비쿠폰 혜택, 카드사 조용한 이유

네이버‧카카오페이의 소비쿠폰 혜택, 카드사 조용한 이유

기사승인 2025-07-23 06:00:08
간편결제 플랫폼이 ‘민생회복 소비쿠폰’ 혜택을 주는 반면, 카드업계는 공동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리픽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두고 카드업계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플랫폼 사이에 마케팅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카드업계가 개별 마케팅을 자제하는 반면 간편결제 플랫폼은 개별 마케팅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은 정부의 개입에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카드업계에 소비쿠폰을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쓰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금융위원회를 통해 카드업계에 소비쿠폰의 가맹점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인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신금융협회가 역마진을 우려해 인하는 무산됐지만, 무산 직후 지침이 내려왔다.

지침에 따라 카드업계는 준비하고 있던 소비쿠폰 관련 이벤트를 협회 차원의 공동 이벤트로 전환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카드사간 경쟁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민생 소비 쿠폰 관련 이벤트는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에 카드사가 항상 하고 있던 이벤트는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 이벤트는 카드사를 통해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신청한 국민을 대상으로 총 31만명을 추첨해 25억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금액별로는 5000원 20만명, 1만원 10만명, 5만원 1만명이다. 다음달 31일까지 1차 소비쿠폰을 모두 소진하면 자동응모된다.

반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소비쿠폰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제한이 없다. 네이버페이가 포인트나 머니로 소비쿠폰을 신청하면 현장 결제 후 포인트 뽑기 등 기존 혜택을 적용하주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카카오페이머니로 소비쿠폰을 이용하고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 가운데 총 100명에게 최대 200만원 상당의 페이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간편 결제 플랫폼사는 금융당국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카드사와는 다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카드사는 정부 지침을 우회해 기존에 제공하던 혜택을 확대했다. 이달부터 네이버페이를 통해 카드를 발급하면 페이백 포인트를 최대 삼성카드 42만원, 우리카드 36만원, KB국민은행 30만원, 신한카드 25만원까지 준다.

카카오페이를 통한 카드 발급도 이달부터 우리‧롯데카드 36만원, 삼성카드 34만원, 현대카드 31만5000원, KB국민카드 30만원, 신한카드 27만원을 준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15~20만원대에 비해 혜택을 늘려 신규 가입을 유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업계는 해당 이벤트가 소비쿠폰과 관계없는 마케팅이라는 입장이다. 또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휴가철을 앞두고 고객 확보가 중요한 시기인데다 카드 발급량을 늘리기 위해 그간에도 해온 수준”이라며 “영업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 유입을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지난 2월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인하로 수수료 수입이 줄어든 상태다. 이에 카드론 등 대출 상품으로 수익을 내 왔지만, 이달부터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서 이조차 줄어들게 됐다. 지난달 기준 카드론 잔액은 3개월 만에 1423억원 감소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