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에 머물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추가 협상을 위해 유럽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협상단이 미중 관세 협상을 위해 유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29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이하 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이틀 연속 통상 협상을 마친 뒤 스코틀랜드로 이동했다.
한미 협상의 주체인 미측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등이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수행과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을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
한국 측은 뉴욕 자택 협상에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로 이름 붙인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해 러트닉 장관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한미가 상호 관심 사안을 중심으로 의견 접근을 이뤄가며 협상 분위기가 달아오른 상황에서 25∼29일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 일정으로 인해 이 같은 흐름이 끊기는 상황이 됐다.
이에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협상 불씨를 살리고 긍정적인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스코틀랜드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미국 측과 사전 협의를 거쳐 스코틀랜드에서 추가 협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전날 오후 강유정 대변인 명의 서면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현지'에 있는 우리 협상단으로부터 한미 통상 협의 현황을 보고 받고 관계부처 장관, 주요 참모들과 함께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번 협의는 지난 주말 워싱턴 DC와 뉴욕에서 진행된 두 차례의 한미 상무장관 회담에서 제안된 조선업 협력 등을 포함한 여러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양국 합의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앞으로도 해외에 체류하면서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대표를 접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3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면담이 예정돼 있다. 미국, 스코틀랜드에 이어 다시 미국서 최종 협상을 위한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