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의 기세면 ‘다 이루어질지니’ [쿠키인터뷰]

김우빈의 기세면 ‘다 이루어질지니’ [쿠키인터뷰]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주연 김우빈 인터뷰

기사승인 2025-10-15 06:00:18
배우 김우빈. 넷플릭스 제공

김은숙 작가의 신작, 배우 김우빈과 수지의 재회, 김우빈의 색다른 비주얼까지, 공개 전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환상적인 설정을 대규모 시각특수효과(VFX)로 구현해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성을 극대화한 것이 제대로 통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가장 비현실적인 존재, 램프의 정령 지니(이블리스)를 너끈히 소화한 김우빈이 있다. 13일 오전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블루스크린 앞 연기는 기세다. 이번에도 스태프들을 믿고 기세로 밀고 나갔다”며 뜻밖의 비결을 귀띔했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사건을 담은 작품이다. 황금연휴 첫날인 지난 3일 공개됐고, 하루 만에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를 차지했다. 김우빈은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작품을 소개할 시간이 와서 행복하고 긴 연휴에 공개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베일을 벗은 ‘다 이루어질지니’는 ‘판타지’와 ‘코미디’에 집중한 인상이었다. 후반부 절절한 로맨스로 선회하지만, 이 지점에서 호불호가 나뉘기도 했다. 김우빈 역시 엇갈리는 반응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모든 작품에는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라며 “작품이 워낙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여러 생각을 하게끔 해서 그만큼 의견이 많은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우빈의 파격적인 스타일링도 같은 궤였다. 라푼젤 못지않은 긴 머리에 중동 전통 의상, 그의 낯선 모습에 여러 의견이 오갔다. 정작 당사자는 담담했다. 그는 “대본에 머리가 아주 길다고 쓰여 있어서 상상한 범주 내였다. 다만 가발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뱀처럼 말아서 어깨 위에 올려놓곤 했다”고 회상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지니(김우빈) 스틸. 넷플릭스 제공

지니는 자유자재로 외형을 바꿀 수 있는 캐릭터다. 이에 김우빈은 김은숙 작가 전작 ‘더 글로리’의 문동은, ‘상속자들’의 최영도 등으로 변신해, 작품에 유쾌한 매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작가님만 쓰실 수 있는 신이라고 생각했다”며 “영도는 반가웠다. ‘상속자들’ 끝나고 보관해 뒀던 교복은 몸이 커져서 입을 수 없었지만 명찰과 단추를 떼서 새로 작업한 교복을 입었다. 옛날 시절을 보여드리는 것 같아 쑥스럽기도 했다”고 밝혔다.

반가운 이는 최영도뿐만이 아니었다. 김우빈은 극중 기가영 역을 맡은 수지와 9년여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는 “반가운 마음이 컸다. 친해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 없었다. 그래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성격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소통이 원활했고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작품에서 수지가 현 여자친구라면, 전 여자친구는 지니야로 분한 송혜교였다. 두 배우 모두 손꼽히는 미모의 소유자지만, 이들의 캐릭터는 안팎으로 판이했다. 김우빈은 왜 지니가 지니야와 정반대인 기가영에게 반한 것 같냐는 질문에 “오랜 시간 그녀를 생각해서 그럴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에는 외모가 큰 몫을 하지 않았을까 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니를 어떻게 해석하고 로맨스에 집중했는지 묻는 말에는 “지니가 인간이 신의 실패작이라고 오랜 시간 믿고 지내오다가 처음 사랑에 빠지지 않나. 이 감정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순수하게 처음 이성을 좋아하는 느낌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김우빈의 노력이 더해져 작품은 무사히 시청자를 만났지만, 앞서 촬영 중 감독 교체 이슈로 우려의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이병헌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하차하면서, 안길호 감독이 후반 작업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우빈은 “촬영장에서는 계속 새로운 일들이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까 감독님이 교체됐다고 해서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이병헌 감독님이 마무리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웠지만 안길호 감독님께서 분위기를 잘 이끌어 주셨다”고 밝혔다.

그저 김우빈은 신 하나 하나 보내기도 아까웠던 ‘다 이루어질지니’가 두고두고 기억되길 바랐다. 그는 “찍는 게 아까웠다. 작가님이 저를 오래 봐오셔서 그런지 맞춤 대본을 받은 것 같았다”며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생각을 이 작품을 통해서 하게 됐다. 시청자분들께도 그런 작품이 됐으면 하고, 훗날 떠올리셨을 때도 메시지가 참 좋았다고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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