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故오요안나 유족에 명예사원증 전달…1년 만 공식 사과

MBC 사장, 故오요안나 유족에 명예사원증 전달…1년 만 공식 사과

기사승인 2025-10-15 10:46:50 업데이트 2025-10-15 10:54:49
고 오요안나.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꽃다운 나이에 이른 영면에 든 고(故)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빕니다.” 안형준 MBC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오요안나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끝에 사망한 지 1년여 만이다. 

안형준 사장은 이날 자리에 참석한 유족에게도 “헤아리기 힘든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오신 고인의 어머님을 비롯한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KBS·JTBC·YTN의 과징금 액수를 결정하는 13일 오후 안형준 MBC 사장이 서울 목동 한국방송협회에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MBC 기상캐스터였던 고(故) 오요안나씨 특별감독결과 규탄 기자회견에서 오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오씨의 어머니 장 씨는 오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MBC 기상캐스터로 근무하다 생을 마감했다. 유족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2022년 3월부터 오요안나가 동료 기상캐스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으며 이러한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오요안나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아서 근로기준법에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신 특별근로감독 결과,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봤다. 이에 MBC는 조직문화 개선과 관련자 조치를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안형준 사장은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라며 합의 내용을 공표했다. 그러면서 ▲상생협력담당관 직제 신설 ▲비위 예방 교육 수시 진행 등 지난 4월 프리랜서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고충과 갈등 해결을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다고 알렸다.

아울러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형준 사장과 오요안나 모친 장연미 씨의 합의안 서명도 진행됐다. 이어 안 사장은 장 씨에게 고인의 이름이 새겨진 명예 사원증을 전달했고, 이를 건네받은 장 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장 씨는 9월8일부터 MBC에 공식 사과, 재발 방지, 고인의 명예 회복 등을 요구하며 회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했다. 그리고 28일 만인 지난 5일 사측과 잠정적으로 합의하고 단식 농성을 마쳤다.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돼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곡기를 끊었다”는 장 씨는 ‘제2의 오요안나를 막는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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