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호흡기안전연구센터 김동임 박사팀이 알레르기 원인물질과 미세먼지를 동시에 흡입하면 겉으로 알레르기 반응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폐 속 면역 체계가 약해져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에 집먼지진드기 추출물과 디젤 미세먼지를 동시에 노출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먼저 실험체에 집먼지진드기 추출물만 노출한 경우와 집먼지진드기 추출물 및 디젤 미세먼지를 함께 노출한 경우를 비교한 결과 집먼지진드기만 노출된 그룹에서는 천식과 같은 전형적인 알레르기 반응이 관찰됐다.
반면 미세먼지까지 함께 노출된 그룹은 천식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면역억제성 폐 환경이 형성됐다.
면역억제성 폐 환경은 미세먼지와 알레르기가 동시에 호흡기에 노출되었을 때 미세먼지로 인해 대식세포의 항원제시 기능이 떨어져 천식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폐 면역체계가 약해진 상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 ‘S1’을 추가로 노출하자 면역억제성 환경이 조성된 실험체 호흡기에 S1을 노출하자 심각한 폐 섬유화가 진행됐다.
이는 평소 건강한 사람도 미세먼지와 알레르기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면역에 취약해져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더 큰 호흡기 질환을 겪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미세먼지와 알레르기 인자 같은 유해물질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두 요인을 동시에 흡입했을 경우 위험성을 밝힌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유해 요인에 노출되는 현재 생활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환경위해성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김 박사는 “복합적 환경요인에 따른 인체 위험성을 본격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라며 “실제 생활환경 수준에 맞춘 실험모델을 개발하고 인체와 연관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8월 국제학술지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논문명 : Immunosuppression induced by co-exposure to allergens and PM2.5 increases the risk of lung disease upon viral protein challenge / 제1저자: 김동임, 교신저자: 이규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