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롯데 선점한 동남아…오비맥주, 수출 소주 ‘건배짠’ 통할까

하이트·롯데 선점한 동남아…오비맥주, 수출 소주 ‘건배짠’ 통할까

기사승인 2025-08-06 06:00:09
베트남 한 한인마트에 진열돼 있는 과일 소주. 임지혜 기자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가 자체 소주 브랜드 ‘건배짠’(GEONBAE ZZAN)을 선보이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경쟁사들이 이미 동남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후발 브랜드로서의 시장 안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류(일반소주, 과일소주) 수출액은 전년 대비 3.9% 늘어 최초 2억 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순한 술 트렌드에 맞춰 낮은 도수에 다양한 과일 맛을 더한 과일소주의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과일소주 수출액은 약 9600만 달러로, 전체 소주류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증가폭은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과일소주 수출액은 2021년 8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3.3% 급증했지만, 이후 증가율은 2022년 9.9%(8900만달러), 2023년 2.7%(9100만달러), 2024년 5.4%(9600만달러)로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비맥주는 일반 소주와 과일소주로 구성된 수출 전용 브랜드 ‘건배짠’을 론칭하고, 말레이시아·대만·캐나다·싱가포르 등 4개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품은 지난해 인수한 제주소주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 공장은 그동안 ODM 위주로 운영돼 왔다. 필리핀 등 일부 국가로의 수출은 있었지만, 자체 브랜드를 내세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통은 기존 맥주 수출망을 활용한다. 별도의 채널을 구축하기보다는 이미 확보한 물류망을 통해 초기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경쟁 구도 고도화…선점 기업들도 현지 공략 강화 중 

오비맥주의 진입이 이뤄지는 동남아 소주 시장에는 이미 국내 주요 주류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이즈백’, ‘자몽에이슬’ 등 브랜드를 통해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시장을 확보해왔고, 현재는 베트남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 중이다.

롯데칠성도 ‘순하리’ 시리즈로 현지 소비층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새로 살구’, ‘새로 다래’ 등 수출 소주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소주업계 수출 증가율(3.9%)을 상회하는 수치다. 

실제 동남아 지역에서 소주는 일부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지도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다낭 현지 가이드인 탄 만씨는 “참이슬이나 좋은데이 같은 브랜드는 익숙한 편”이라며 “(주변에 보면) 과일소주는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고, 한 번씩 맛만 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2016년 무렵부터 소주가 한국 대표 주류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그 시기에 과일소주도 빠르게 확산했다. 다만 지금은 당시만큼의 폭발적인 분위기는 아니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채 꾸준히 나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비맥주가 글로벌 유통망을 갖춘 모기업을 둔 만큼 물류 측면에서는 유리하겠지만, 소주가 보드카나 위스키처럼 세계적으로 일상화된 주류는 아닌 만큼 시장 반응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비맥주는 현재 기존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맛을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구상 중이다. 이는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주요 경쟁사들이 과일소주를 다각화해온 흐름과는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소주 수출 제품군을 다변화해 앞으로도 주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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