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수장, ‘재무통-주택통-안전통’ 3단 교체

포스코이앤씨 수장, ‘재무통-주택통-안전통’ 3단 교체

정희민호, 8개월 만에 공격 수주서 ‘안전사고’ 몰락
송치영 신임 사장, ‘사즉생’ 바통 이어받아

기사승인 2025-08-07 06:00:07
포스코이앤씨 임직원들이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 사옥에서 지난 28일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왼쪽에서 네번째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 조유정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반복된 중대재해 사고로 2년 만에 세 번째 수장을 맞이했다. 앞선 전중선 전 사장과 정희민 사장 모두 재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안전 전문가가 새 대표로 선임된 가운데 정부는 엄중 처벌을 예고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최근 반복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만 인명사고가 5건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경남~함양 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가 숨진 이후 정 사장은 전 현장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긴급 안전 점검에 착수했다. 이어 29일에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안전 체계를 전환하겠다”며 담화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8월 4일, 광명~서울고속도로 민자사업 1공구 현장에서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정 사장은 5일 “재발 방지를 약속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 데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식 사퇴를 선언했다.

정 사장은 ‘주택통’으로 불리는 현장 전문가로, 지난해 12월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공격적인 전략을 펼쳐 올해 상반기에만 5조302억원을 수주해 삼성물산·현대건설과 함께 5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연이은 사망사고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재무 전문가인 전중선 전 대표 역시 취임 8개월 만에 사퇴했다. 지난해 중대재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영향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중대재해 사망사고는 2020년 2명, 2021년 1명에서 2022년에는 ‘0’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2024년 들어 다시 급증세로 전환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엔 ‘안전통’ 인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신임 대표이사에는 포스코홀딩스 안전특별진단 TF 팀장이자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장을 지낸 송치영 부사장이 5일 선임됐다. 송 신임 사장은 그룹 내에서 ‘최고의 안전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지난 1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직속의 안전TF 팀장에 임명된 직후 곧바로 포스코이앤씨 수장으로 낙점됐다.

송 사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6일 첫 공식 일정으로 사고가 발생한 광명~서울고속도로 1공구 현장을 직접 찾았다. 그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즉생의 각오로 재해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 시스템을 근본부터 개편하겠다”며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송 사장을 중심으로 ‘안전이 일상화된 문화’ 조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매뉴얼 준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예방 가능한 사고였는지 면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등 가능한 법적 조치를 모두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사고 원인 규명도 되지 않았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판결도 안 난 상황에서 면허취소 등의 강도 높은 발언이 나와 긴장을 넘어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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