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임금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했지만, 임금 상승의 혜택이 일부 대기업과 금융업에 집중되면서 임금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1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규모 및 업종별 임금인상 현황 분석’에 따르면,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418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404만6000원) 대비 14만2000원(3.5%) 증가했다. 하지만 인상분의 대부분은 성과급 등 특별급여에서 나왔다. 기본급 성격의 정액급여 인상률은 2.9%로 지난해 같은 기간(3.5%)보다 오히려 둔화된 반면, 특별급여는 8.1% 늘어 전체 임금 상승을 끌어올렸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619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5.7% 늘었지만,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373만9000원으로 2.7% 오르는 데 그쳤다. 두 그룹 간 월평균 임금 차이는 무려 246만원에 달한다. 특히 특별급여의 경우 격차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대기업은 12.8% 급증했지만 중소기업은 3.0% 증가에 머물렀다. 대기업이 성과급 잔치로 임금을 끌어올리는 동안,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체감 임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업종별 임금 격차 역시 극명하게 나타났다. 금융·보험업 종사자의 월평균 임금은 805만1000원으로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고, 전년 대비 7.2% 상승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263만5000원으로 금융·보험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특별급여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금융·보험업은 16% 늘어난 반면 광업은 33.7% 감소했다. 전기·가스·증기업 임금은 오히려 1.8% 줄어들기도 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의 임금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평균으로는 임금이 상승했지만, 실상은 일부 대기업과 고소득 업종의 성과급 상승에 의존한 결과다. 중소기업 근로자와 저임금 업종 종사자들은 여전히 실질적인 임금 개선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