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80주년을 맞아 전북에 일제강점기 잔재로 남은 전주 약령시 창립비가 이전됐다.
전주시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의미에서 다가동에 세워졌던 전주 약령시 창립비를 전주역사박물관 야외전시관으로 이전했다고 13일 밝혔다.
전주 약령시는 한약재를 유통·판매하는 전통시장으로, 대구·원주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약령시 중 하나로 유명세를 떨쳤다.
조선시대 효종 2년(1651년) 처음 개설된 전주 약령시는 1900년대 초 폐지됐다가 1923년 다시 개설됐고, 이를 기념해 전주 약령시 창립비가 세워졌다. 1930년대에는 전국 최대 규모 장시로 성장했다.
일제강점기 세워진 창립비에는 3.1운동을 반대하는 전북자성회의 전주지부장과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역임한 박기순, 전주군 참사로 조선총독부 지방행정 자문을 맡았던 이강원, 전라북도 도평의원 오오키 료사쿠(大木良作)의 이름이 새겨져 일제 잔재로 비판을 받았다.
이에 시는 일제 잔재로 남은 창립비를 전주역사박물관으로 옮겨 교육·전시 자료로 활용키로 결정했다.
이욱 전주시 자치행정과장은 “전주 약령시 창립비 이전은 일제 잔재 청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면서 “친일 청산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올바른 역사 인식이 시민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약령시 창립비가 이전된 전주역사박물관 야외전시관에는 또 다른 일제 잔재물인 ‘전주 심상소학교 정원석’(2006년 이전)과 ‘전주신사 사호석’(2014년 이전)도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