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동나비엔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난방·환기·청정·제습에 이어 ‘콘덴싱 에어컨’ 출시를 준비하며 공기질 관리 제품군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실적이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신규 사업군을 발판으로 ‘공기질 토털 솔루션’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3.7% 늘어난 5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각각 13.9%포인트(p), 54.2%p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7575억원, 영업이익은 906억원으로 각각 20.1%, 46.2% 증가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2분기 실적에 대해 “새롭게 론칭한 나비엔 매직 등 신규 사업으로 인해 국내 매출이 증가했으며 해외에서는 관세 이슈에 대비한 선제 대응 효과가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2021년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역시 무난히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도 매출은 1조3538억원, 영업이익은 1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12.4%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 흐름을 유지했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성과다. 특히 지난해 전체 매출의 60%가 북미에서 발생했으며 현재 북미 외에도 영국·멕시코·우즈베키스탄 등 7개 해외 법인을 운영하며 49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보일러·온수기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공기질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가정용 보일러 40%, 온수기 41%, 기타 제품 및 상품 18%로, 여전히 보일러와 온수기가 주력이다. 그러나 회사는 신규 사업군의 성장을 차세대 동력으로 삼고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2006년 환기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2019년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 2021년 ‘환기청정기 매직플러스(키친플러스)’를 출시하며 공기청정 시장에 진입했다. 2023년에는 SK매직의 주방가전 영업권을 인수해 올해 3월 주방기기 브랜드 ‘나비엔 매직’를 론칭했고 지난달에는 제습·환기·청정을 결합한 ‘제습 환기 청정기’를 선보였다.
제습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성장 잠재력은 다른 사업군에 비해 크지 않지만 회사는 이를 공기질 통합 관리 시스템 확장의 일환으로 보고 주력 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아직 시장에 선보인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유의미한 매출 신장률 등은 추산할 수 없지만 현재 구독 문의가 증가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공기질 토털 관리 솔루션의 마지막 퍼즐로 콘덴싱 에어컨을 준비하고 있다. 환기, 청정, 제습에 이어 냉난방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경동나비엔은 북미 냉난방공조 전시회 'AHR EXPO 2025'에서도 출시 전인 콘덴싱 에어컨을 공개한 바 있다.
겉으로는 보일러 전문 기업의 에어컨 진출이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열·습도·공기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확장이다. 이들 제품군은 모두 공기와 열을 다루는 기술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어 특히 열교환기 설계, 응축수 처리, 공기 흐름 제어, 습도 조절 등 핵심 기술 요소가 에어컨 개발과 직결된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과 센서 기반의 스마트 제어 시스템 노하우를 더해, 기존 공기질 관리 제품과의 통합 운용도 가능하다. 콘덴싱 에어컨 출시는 단순한 제품 라인업 확장에서 나아가 그동안 축적한 열·습도·공기 제어 기술을 집대성해 토탈 솔루션을 완성하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되고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콘덴싱 에어컨은 현재 개발을 마치고 시장 출시를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제습환기청정기의 시장 안착에 집중하고 에어컨 출시 시점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환기청정·제습·냉난방을 아우르는 통합 공기질 관리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