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과 황금연휴 시기를 앞두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증편 경쟁을 통한 ‘적자 늪’ 탈출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선 항공사 간 경쟁 격화가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오히려 수익 구조가 불안정한 흐름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인천~웨이하이 등의 중국 노선을 증편하고, 10월부터 인천~구이린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진에어는 인천~구이린 등의 노선을 취항한다.
이스타항공은 다음달부터 △인천~정저우 △청주~장자제 등 운항을 재개하며, 중국 노선 신규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다음달 29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유커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LCC들이 너도나도 신규 노선 취항에 나선 상황이다.
여기에 최장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를 맞춰 특가 항공권과 증편 경쟁도 본격화했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234편을 추가 운항한다. 노선별로 살펴보면 △일본 80편 △중화권 36편 △동남아 86편 △ 대양주 32편 등으로 총 4만2000여석의 공급을 늘린다. 이스타항공은 △다낭 18편 △냐짱 14편 △삿포로 22편 △타이베이 22편 등 총 126편을 추가 운항한다.
티웨이항공은 일본·동남아 지역 노선 중심으로 증편에 나서는 등 총 1만7000여석을 추가로 공급한다. 에어부산은 일본 노선 24편을, 진에어는 일본·베트남·대만 등 노선 21편을 각각 증편한다.
이처럼 LCC들이 하나같이 노선 증편에 사활을 거는 건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2분기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 확대와 추석 연휴 기간이 맞물림에 따라 항공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점 삼아 하반기 실적 반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LCC 간 증편 경쟁이 과열될 경우 항공운임 하락 현상이 발생해 오히려 실적 악화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항공사 간 노선 확대를 통한 여행 활성화 분위기를 도모하려는 시도는 고무적”이라면서도 “공급 대비 수요가 따라오지 못할 경우 결국에는 항공운임 하락 현상으로 인한 수익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선 확대에만 중점을 두기보다는 노선 다변화를 통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이와 함께 다양한 수요층을 위한 특화된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