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제복 잘 받는 젊은 신부가 버석한 얼굴로 스크린을 찾는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신승호 이야기다.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Only God Knows Everything, 감독 백승환) 기자간담회가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백승환 감독, 배우 신승호, 한지은, 박명훈, 전소민이 참석했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 도운(신승호)이 실종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고해성사를 듣고, 복수와 신앙심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CJ ENM 신인 창작자 지원 사업 오펜(O‘PEN)이 발굴한 각본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원제는 ‘경계인’이었다. 백승환 감독은 부제였던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을 제목으로 밀어붙인 이유에 대해 “발음과 길이 측면에서 난해할 수 있지만 패기 있는 도전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이 제목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메인 캐릭터는 고해성사를 통해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고뇌에 휩싸인 채 진실을 추적하는 신부 정도운이다. 이는 백승환 감독의 작품 ‘더블패티’로 스크린에 데뷔했던 신승호가 맡았다.
신승호는 “강하고 무거운 이미지인데 그렇지 않아 보이는 신부를 연기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다. 그리고 보시는 분들이 이렇게 행동하겠구나 판단이 서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신승호는 영화 ‘검은 사제들’ 강동원, ‘검은 수녀들’ 이진욱에 이어 사제복을 입게 됐다. 그는 사제 계보에 이름을 추가한 소감을 묻는 말에 “묶어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며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것들 중 하나가 키나 피지컬인데 사제복을 입었을 때 보기에 불편한 점만 없었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너스레를 덧붙였다.

한지은은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강력계 형사 윤주영으로, 전소민은 사이비에 빠진 광기 어린 여자 백수연으로 분했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동기인 두 사람이 전개상 마주치는 장면은 없지만, 한 작품에서 조우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이와 관련해, 전소민은 “같이 연기하는 장면이 없어서 아쉽기도 했지만, 동기가 사회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한 작품을 같이 하고, 지금 함께 간담회에 참석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뜻깊고 벅차다”고 전했다.
또한 작품에서 얼굴을 갈아끼운 전소민은 자신의 도전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여전히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역할 겁내지 않고, 매번 신선한 모습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명훈은 기괴한 무당 심광훈을 연기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인물을 소화하기 위해 10㎏ 증량까지 했다는 그는 “기괴하고 폭력적이면서 음란한, 여러 자아가 섞인 사람이라고 봤다. 이 모습이 어떻게 보이면 좋을까 고민했다”며 “살을 찌워서 덕지덕지 붙은 포악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백승환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영화다. 백 감독은 “18년 전 케이블 방송국에서 테이블을 나르면서 일을 시작했고, 다섯 번째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한 번도 흥행한 적 없지만 열다섯 번째, 스물다섯 번째도 영화도 만들겠다.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승호는 “영화가 힘든 시기라고 느껴진다. 뜨겁게 열심히 촬영했으니까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22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