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13년만에 반쪽자리 ‘반성’ 언급… “아픈 역사 직시해야”

日총리, 13년만에 반쪽자리 ‘반성’ 언급… “아픈 역사 직시해야”

기사승인 2025-08-15 13:16:01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 연합뉴스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15일 패전일을 맞아 열린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가 추도식에서 13년 만에 ‘반성’을 언급한 것이다. 다만 이시바 총리가 언급한 ‘반성’의 대상은 자국 전쟁 피해자로 한정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도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단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그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이제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0년간 우리나라는 일관되게 평화 국가로 걸어오며,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써왔다”고 강조했다.

일본 총리가 패전일에 ‘반성’을 언급한 것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2012년 아베 신조 총리의 재집권 이후부터는 언급이 끊겼다. 아베 전 총리는 2013년부터 타국에 피해를 준 사실이나 반성의 뜻을 표명하지 않았으며, 이후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도 이러한 흐름을 사실상 계승했다.

이시바 총리가 13년 만에 추도사에서 ‘반성’을 언급했지만 반성의 대상은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이웃 나라들이 아닌, 자국 내 전몰자와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추모로 보인다. ‘침략’이나 ‘가해’라는 단어가 빠져 있어, 식민지로 지배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는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타국이 입은 피해를 언급하며 “아시아의 가까운 여러 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모든 전쟁 희생자와 그 유족에 대해 국경을 넘어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도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한 희생을 초래했다”며 깊은 반성을 표했다.

여기에 이시바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시게루’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곳이다. 일본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장관)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전보장상은 신사를 방문해 직접 참배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 정부를 향해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럴 때 서로에게 더 큰 공동 이익과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한일수교 60주년”이라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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