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김대중 전 대통령(DJ) 서거 16주기를 맞아 그의 정신을 기리면서도 현재 각 당의 입장을 담아 엇갈린 입장을 내놓았다.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김병기 원내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들이 참석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천하람 원내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 각 당 정치권 인사들과 대통령실 인사들도 자리했다.
이날 여야 지도부들은 추모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신’을 새기면서도 양 측을 향한 가시를 드러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걸어온 길을 되뇌이며 ‘내란 척결’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는 ‘나의 영원한 스승 김대중 대통령님’이라고 운을 떼며 “1987년 6월 이한열 열사의 장례 행렬에 대학생 정청래는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두려움 없이 나아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따라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1980년 광주가 2024년 12·3 내란을 몰아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내란 종식’을 언급하며 “자신들의 뜻과 다른 결말을 수없이 보아온 국민이다. (현재) 내란 사태가 마무리됐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외쳤다. 그러면서 “오늘 당신(김 전 대통령)이었다면 진정한 용서는 완전한 내란 세력 척결과 같은 말이라고 하셨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화합’ 정신을 강조하며 ‘정치 보복’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정치적 고난 속에도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굽히지 않으셨다”며 “화합과 통합의 정치, 그리고 국민과 국익을 위한 헌신의 정치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 시절에 했던 ‘정치보복은 없다’는 약속을 대통령 재임 중에도 지켰다.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이야말로 오늘날 정치권이 반드시 되새겨야 할 가장 귀중한 유산”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1997년 대선 당시 오랫동안 정치적 대립을 이어가던 김종필 당시 자유민주연합 총재와 연대를 구축한 점, IMF 위기 때 국민통합의 중심이 되어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한 점 들을 언급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집권 여당이 야당을 대화의 상대방으로 인정하지 않고 말살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 유사 이래 처음으로 야당의 당사를 침입해서 500만 당원 명부를 탈취하는 개인정보 탈취행위를 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의 포용과 관용의 정치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김건희 특검의 여의도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앞서 특검은 지난 13일 ‘통일교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당직자들에 의해 저지됐다. 이에 송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정권의 극악무도한 야당 탄압과 정치보복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도 지난 15일 광복절 특별사면 후 첫 행보로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국민의힘 심판을 강조했다.
조 전 대표는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과 단절하지 못하고 윤석열을 비호하는 국민의힘을 정치적으로 한 번 더 심판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자체 정화 능력을 잃었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의석을 반 이상 줄여야 한다는 것이 저의 목표이고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