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3일부터 나흘간 일본과 미국을 잇따라 방문해 한일·한미 정상회담에 나선다. 이번 순방은 취임 후 두 달 만의 첫 양자 정상외교로, 전략적 동맹 강화와 실용외교의 출발점으로 주목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일본과 미국 연쇄 방문은 우리 정상외교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새로운 시도”라며 “대통령께서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한미동맹과 한일 파트너십, 나아가 한미일 3각 협력을 외교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정부 철학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전 출국해 도쿄에 도착, 첫 일정으로 재일동포 간담회를 갖는다. 이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및 만찬이 예정돼 있다.
이번 일본 방문에 대해 위 실장은 “취임 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지는 첫 양자 방문외교이자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출발점”이라며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유사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인 일본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이 직면한 경제·사회적 공동과제 해결을 위한 실질 협력을 모색해 국민의 편익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상 간 셔틀외교가 한일외교의 모델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며 “과거사 문제도 유연하고 전향적인 논의가 가능하도록 여건을 조성해나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오후 워싱턴에 도착해 동포 만찬 간담회로 일정을 시작한다. 25일 오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오찬회담을 갖고, 회담 전 언론과의 약식 질의응답도 예정돼 있다.
이날 오후에는 양국 주요 재계 인사들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하고, 미국 내 대표적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연설을 한다. 이후 미국 조야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만찬 간담회를 통해 동맹 발전 관련 제언을 청취한다.
26일 오전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 후 필라델피아로 이동,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6년 만에 서재필 기념관을 방문한다. 마지막 일정으로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이자 한화오션이 투자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시찰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서울 도착은 28일 새벽으로 예정돼 있다.
위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목표를 △한미 경제·통상 관계 안정화 △안보 측면에서 한미동맹 현대화 △신규 협력 분야 개척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7월 말 관세협상 타결로 일정 진전이 있었고, 이를 정상 차원 의제로 격상해 합의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북핵 위협,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경쟁 등으로 한반도 및 역내 안보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어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우리 안보를 튼튼히 하는 방향으로 동맹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원자력, 조선,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기술 및 국방 R&D 분야 등 새로운 협력 지평을 개척할 것”이라며 “상세 내용은 정상회담 이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통해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본격화하고,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한 안정적 한일관계 발전 및 한미일 협력 강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위 실장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한 정부가 국익 중심 외교를 잘 해낼 수 있음을 순방 일정과 정상회담, 의미 있는 행사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