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플레저 바람…동원·CJ·풀무원, 아이스크림 시장에 도전장

헬시플레저 바람…동원·CJ·풀무원, 아이스크림 시장에 도전장

기사승인 2025-08-26 11:00:08
아이스크림. 연합뉴스

한때 전통 강자들이 지켜온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 식품 대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간식’에 머물던 아이스크림이 건강·프리미엄 가치를 담아내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 19일 첫 아이스크림 제품인 ‘덴마크 하이 그릭 프로즌 요거트’를 선보였다. 자사 프리미엄 유가공 브랜드 ‘덴마크 하이(Hej!)’의 그릭 요거트를 얼려 만든 제품으로, 덴마크산 유산균을 함유했다. 100㎖ 기준 당류 2g, 지방 0.6g에 불과해 저당·저지방 콘셉트를 강조했다. 이번 출시를 계기로 아이스크림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는 대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견인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소매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조1461억원(추정치)으로, 지난해(2조1139억원)보다 1.5% 늘어날 전망이다. 이 수치는 대형마트, 슈퍼마켓, 온라인 등 소매 판매 기준으로 집계된 것이다.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앞세운 풀무원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헬시플레저는 건강(healthy)과 기쁨(pleasure)을 합친 말로,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뜻이다. 풀무원은 지난 6월 식물성 지향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을 통해 내놓은 ‘플랜또’를 리뉴얼하고 건강 디저트 이미지를 한층 강조했다.

영양 성분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춰 △당류 저감 △고식이섬유 △우유, 계란 무첨가를 중앙에 표기했다. 학교 급식 채널 확산을 염두에 두고, 유제품 섭취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대체 디저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사내벤처 1호 브랜드 ‘얼티브’를 통해 실험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출시된 ‘얼티브 모나카’는 밤맛과 초코맛 두 가지로, 식물성 원료를 사용했지만 우유 크림과 유사한 풍미와 식감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밤맛’은 저당 제품으로 당 함량을 3g으로 낮췄고, ‘초코맛’은 초코크림과 단백질 5.5g을 담았다.

업계는 식품기업들의 움직임을 단순한 신사업 확대가 아닌 흐름 변화로 본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도 맛과 가격을 넘어 건강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이제는 맛과 가격뿐 아니라 건강과 가치 소비까지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저당·저지방, 비건, 식물성 원료 등은 더 이상 부가적인 선택지가 아니라 제품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유치하거나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강자들과의 대결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규 업체들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오랫동안 시장을 장악해 온 전통 강자들이 버티고 있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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