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쉽지 않네”…높아지는 보험사 건전성 경계감

“하반기 쉽지 않네”…높아지는 보험사 건전성 경계감

기사승인 2025-08-29 06:00:10
쿠키뉴스 자료사진

하반기 보험사들의 건전성 유지에 대한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당분간 지속될 저금리 기조에 자본의 질을 강화하는 정부 규제까지 겹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지만, 향후 인하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창용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실상 금리 인하를 시사한 셈으로, 시장에서는 올 10월 한 차례를 시작으로 내년 한두 차례 추가 인하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리 인하 기조의 장기화는 곧 보험사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부채가 불어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하로 올해 1분기 생명·손해보험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197.9%로 떨어지며 제도 시행 이후 처음 200%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보험사의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액 규모는 8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8조6550억원)의 90%를 넘어섰다. 발행 규모가 다소 줄겠지만 하반기에도 일정 수준의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은 다음 달 7470억원 규모의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며 푸본현대생명도 연내 7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다만 이미 발행된 신종자본증권들의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고 있는 점은 보험사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2023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당시 경과조치로 일부 신종자본증권이 기본자본에 포함됐지만, 콜옵션이 도래하면 이들이 ‘자본’으로 인정되는 비율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자본의 ‘질’을 더 엄격하게 평가하는 ‘기본자본 K-ICS’ 도입을 예고한 상태로, 이 경우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같은 보완자본은 기본자본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시점이 도래하고 있는 만큼 콜옵션 행사에 따른 기본자본 감소가 앞으로 지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기본자본으로 인정받는 자본성증권 발행마저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설용진 연구원은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등으로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면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해 기본자본성 자본 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이 생산금융 확대를 위해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당국은 생산적 투자 확대를 위해 금융권의 회계기준 정비와 인허가 심사 반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혁신기업 투자는 손실 위험이 커 자칫 건전성 지표를 맞추기 어려워질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험자본은 리스크가 큰 만큼 성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면 결국 책임은 보험사가 져야 한다”며 “주식시장도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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