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훈 감독이 ‘연고지 더비’ 첫 승에 감격했다.
유 감독이 이끄는 FC안양은 3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FC서울과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올 시즌 두 번의 ‘연고지 더비’에서 1무1패로 승리가 없었던 안양은 적지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두며 역사적인 더비전 첫 승(통산 1승1무2패)을 챙겼다.
이날 경기는 서울과 안양의 ‘연고지 더비’로 관심을 모았다. LG 치타스(현 서울)는 2004년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옮겼다. 연고 팀을 잃은 안양 팬들은 축구단 창단에 열을 올렸고, 그렇게 창단된 팀이 FC안양이다.
전반 3분 토마스의 골로 앞서가던 안양은 후반 2분 권경원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교체로 들어간 모따가 후반 33분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승부의 균형을 깼다. 경기가 그대로 끝나면서 안양의 연고지 더비 첫 승이 완성됐다. 안양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서로를 끌어안으며 경기장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유 감독은 “오늘 승리는 안양을 지켜온 안양 팬들에게 바치고 싶다. 상암을 가득 메워준 팬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승리 의지를 보여줬다. 잘 준비해준 코치진에도 고맙다. 오늘 경기는 오늘에 만족하겠다. 다음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었기 때문에 이후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토마스 활용법을 묻자, 유 감독은 “센터백, 풀백이 다 가능한 멀티 자원이다. 권경원 영입으로 센터백 자원이 괜찮아져서 미드필더로 내보냈다”며 “오늘 좋은 모습 보여줬다. 공간으로 나가라고 주문했다. 뒤에서 들어갔기 때문에 상대가 마크하기 힘들어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시즌 개막 전, 유 감독은 팬들에게 ‘서울을 만나 1승을 챙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날 승리를 통해 약속은 지켜졌다. 유 감독은 “솔직히 전력상 서울보다 약하다. 자신 있게 약속할 수 없었지만, 팬들이 있기에 지켜야 했다.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만족했다. 또 “10년 동안 이 팀에 있었기 때문에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팬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선수들과 팬들을 믿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팬들이 팀 방향성에 공감해줬다. 내려설 수 있었지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자신감은 있었다. 승리로 자신감을 얻었다. 다음 경기에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것”이라고 말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