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미국 주식 투자와 관련해 ‘시장 경험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세차익, 사외이사 고액 보수 등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를 새기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 후보자는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내 증시 부양 의지를 보이는 현 정부 금융부처 수장이 해외 주식을 투자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주식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투자 심리는 어떤 것인지 보기 위해서 투자했다”고 밝혔다.
국회에 제출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 주식·펀드 투자분은 총 7126만원이다. 코스피200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코덱스 레버리지, SOL 조선 TOP3플러스 ETF 등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비중이 높았다. 개별 주식으로는 두산에너빌리티를 제외하곤 스트래티지와 테슬라, 엔비디아 등을 매수해 투자 포트폴리오가 미국 주식에 집중됐다.
이 후보자는 “총 7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고, 그중 1100만원을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며 “나머지는 다 국내 주식에 투자했고 상장지수펀드(ETF)도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 생활 동안 주식을 잘 못했고 나와서 시장을 경험하며 주식 시장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이론을 (배우고자 했다)”고 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세차익 논란도 화두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2005년과 2013년 두 차례 재건축 전인 아파트를 구입하고 해외로 나가 실거주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2013년 매입한 개포동 주공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이후 시세차익이 약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해외 나갈 때 형편에 맞게 집을 2번 옮겼다. 현재 그 집에 살고 있고 평생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거주가 아니라 투자 수익을 위한 아파트 매입이냐는 질의에는 “실제 살려고 했다”고 답했다.
3년간 사외이사 근무로 약 6억2000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국민 눈높이에서 적절한지 새겨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사외이사 ‘겹치기 근무’ 지적에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았고 보수도 회사의 내부 수준에 따라 받았다”면서 “사외이사 세 개를 동시에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