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호조 속 2개월째 수장 공백…KAI 사장 인선, 이르면 다음주 윤곽

방산 호조 속 2개월째 수장 공백…KAI 사장 인선, 이르면 다음주 윤곽

- KAI 노조 측 “사장 인선, 이르면 다음 주 안에 나올 수도”
- 내부 출신, 관료 출신 등 2명 압축…초기 하마평 모두 제외
- “핵심 사업 지연, 수출 협상 결론 등 사장 공백 빨리 메워야”

기사승인 2025-09-04 14:51:49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투기 FA-50. KAI 제공 

강구영 전 사장 조기 사퇴 후 2개월간 공석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사장직 인선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는 가운데, 후보군이 내부·관료 출신 등으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KAI 노동조합 측에 따르면, 사측의 사장 임명안이 이르면 내주 안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당초 이번 주 안에 임명 절차를 진행한다고 했었는데 여러 안건들로 인해 밀렸고, 아마 다음 주 정도에는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최종 후보군으로 내부 출신과 관료 출신 등 2명 정도가 추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 출신은 사업에 대한 이해도는 높으나 정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관료 출신은 대외 협력에 강점이 있으나 사업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장단점이 있다.

다만 앞서 하마평에 올랐던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 류광수 전 KAI 부사장,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모두 최종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이달까지 임기였던 강 전 사장은 이재명 정부 체제 첫 날인 지난 7월4일 조기 사퇴했다. 공군 출신인 그는 2022년 윤석열 정부에서 사장에 임명돼 이른바 ‘尹측 인사’로 분류된다.

이후 신임 사장 인선 절차를 추진했지만,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 KAI의 최대주주 수출입은행장 인선 및 여타 공공기관 사장 인선 절차와 맞물려 지연돼 왔다. 현재는 차재병 부사장(고정익사업부문장)이 대행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2개월간의 수장 공백으로 직원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6일 성명문을 통해 “사장 부재로 인한 부작용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며 “KF-21 양산 준비, FA-50 수출, 수리온,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등 핵심 사업이 줄줄이 늦춰지고 있고, 수천억원 규모의 수출 협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해 현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KAI는 올해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9613억원 규모의 군용 헬기 UH/HH-60 성능개량 사업(대한항공 낙찰), 국내 첫 민간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LIG넥스원 낙찰) 등 굵직한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852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82.1% 성장, 전년 동기 대비 14.7%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경쟁사들이 K-방산 호조 속에 최대 세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사장 공백이 아쉬운 대목이다.

KAI 측은 이사회 및 주주총회 개최 요건을 갖춰놓고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이러한 인선 지연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위기”라며 “정부는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책임 있는 인사를 통해 국민과 임직원의 눈높이에 맞는 KAI 사장 인선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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