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회장, ‘명륜당 돈놀이’ 의혹에 쩔쩔…“막상 국감장 서니 당황” [2025 국감]

산은회장, ‘명륜당 돈놀이’ 의혹에 쩔쩔…“막상 국감장 서니 당황” [2025 국감]

명륜당 대출자금 대부업 활용 의혹
“곤혹스러운 사안, 검사부에 감사 지시”
“모두 대부업 전용은 아냐”

기사승인 2025-10-20 18:36:43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후 처음으로 국정감사장에 선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 명륜진사갈비의 운영사인 명륜당이 산은으로부터 저금리 자금을 지원받아 불법 대부업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륜당이 산업은행에서 받은 1270억원 상당의 대출금 가운데 8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대부업체에 빌려줬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산업은행이 지난 6월 명륜당에 240억원을 추가로 대출해 준 이유를 추궁했다. 이들 대부업체는 해당 자금을 가맹점주들에게 연 10%대 중반 금리로 재대출하며 ‘유사 대부업’을 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이 답하지 못하자, 김 의원은 “내용을 다 파악을 안 하신 거 같은데, 파악을 하라”고 따져 물었다. 

자금 세탁 의심 보고를 하지 않은 점도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은 “특정금융정보법상 불법 또는 탈세 의심 거래가 발생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해야 하는데, 산은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자금세탁 위험성이 높은 거래임에도 거래 종료나 보고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그 부분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거래를 당장 종료할 수도 있지만 가맹점이 많아 애로사항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가맹점주와 이게 무슨 상관이냐. 이 내용을 산업은행에 물어보니 처음에는 정상 대출이 이뤄졌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선회를 했다”면서 “박 회장과 산은이 준 내용과도 안 맞고, 말 바꾸는 것도 문제다. 산업은행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맹폭했다.

박 회장은 이번 의혹에 대해 “곤혹스러운 사안”이라며 “명륜당의 대출과 관련해 검사부에 감사 지시를 해 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륜당이 대부업체를 만들고 그 과정을 통해 얼마나 이익을 착취했는지를 가장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야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그 답이 아니고, 요지는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명륜당이 자기 계열 회사인 대부업체를 통해 ‘돈놀이’에 사용했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사안이 제기됐는데 회장이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도 질타했다.

윤 위원장이 공적자금 사용과 관련한 답을 요구하자 박 회장은 “명륜당과 처음 거래를 개시할 때 한 육가공 업체에 800억원의 대여금이 있는 것을 알고 대출을 개시했다”면서 “현재까지도 해당 금액이 820억원으로 크게 변동하지 않아 산은의 대출 자금이 바로 대부업체용으로 다 활용됐다고 보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산업은행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쇄도하자, 박 회장은 “막상 자리에 서니 당황스럽다”고 인정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1주일 동안 지났는데 다 알고 있어야 하는데, 답변을 못하면 어떻게 하냐”면서 “산업은행 전체가 문제가 있다는 김용만 의원의 말이 맞는 게 아니냐”고 거듭 날을 세웠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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