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안전자산 선호 랠리, 중단기 전략 적합”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안전자산 선호 랠리, 중단기 전략 적합”

기사승인 2025-09-05 06:00:09 업데이트 2025-09-05 07:41:41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현황판에 금 시세표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증가로 금 시세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른 상승 랠리를 전망하면서도 장기 투자보다 중단기 전략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593.2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21%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세로 금 선물 가격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금 현물 가격도 온스당 3576.59달러를 기록해 최고치를 다시 썼다.

국내 시장에서도 금값 상승세가 확인된다. 전날 한국거래소 금 시장에서 금 99.99% 1kg은 g당 15만8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금 가격은 지난달말 14만7560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7.66% 급증했다. 국내 금 가격은 3일 장중 역대 최고치인 15만991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내외 금값의 상승 랠리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강세로도 연결됐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표 금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은 지난달말 2만755원에서 전날 2만2305원으로 7.46% 증가했다. 뉴욕 상품거래소에 상장된 골드선물 지수(S&P GSCI Gold Index Total Retur)를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H)도 1만9480원에서 2만900원으로 7.28% 뛰었다. 

이같은 상승세는 주요 선진국의 재정건전성 우려로 글로벌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인 금에 수요가 몰린 여파로 분석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중순 미국의 총 국가 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37조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미 의회예산처에 따르면 부채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예산 조정안인 OBBBA 시행으로 향후 10년간 4조1000억달러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 기준 새벽 한때 5.00% 선을 잠시 돌파하기도 했다. 채권 수익률의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수익률과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금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연설에서 ‘통화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5월부터 조정을 거쳤던 금 가격이 역사적 최고가를 상회했다”라며 “잭슨홀 미팅 이후 9월 미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등 미 증시의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피터 그랜트 제이너메탈스 선임 전략가는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여지가 남아있다”라며 “금값은 중단기적으로 온스당 3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특히 최근의 상황에 미루어 볼 때 내년 1분기엔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투자업계는 금 투자에 대해 중단기 전략 활용이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3년말부터 금 가격을 이끈 주역은 중국 개인들이다. 그러나 골드 빈(Gold Bean) 열풍까지 일으켰던 이들은 지금 금 매수를 줄이고 있다”라며 “중국 당국은 신용대출을 통한 금 매입 단속을 강화한 바 있다. 금 매입이 까다로워지자 중국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일부 이탈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유동성이 팽창하는 구간으로 금 가격은 당분간 상단이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금이 비관적이란 의미는 아니다. 과거 경험상 유동성에 기반한 중단기 전략을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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