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에서 청년보다 고령자의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된 일자리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청년 세대에겐 더욱 높은 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7일 발표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 부문의 고령자(55∼59세) 고용은 2004년 4만2000명에서 2024년 24만7000명으로 492.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청년(23∼27세) 고용은 19만6000명에서 19만3000명으로 1.8%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비중이 2.9%에서 9.3%로 상승했고, 청년 비중은 13.7%에서 7.3%로 하락하면서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노조가 있는 대기업일수록 세대 간 격차는 뚜렷했다. 고령자 고용은 777% 늘었지만 청년 고용은 제자리걸음이다. 고령자 비중은 2.7%에서 10.7%로 증가했고 청년은 13.6%에서 6.0%로 줄었다.
해당 보고서는 “전체 일자리의 약 10%를 차지하는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에서 고령자 고용의 급격한 증가가 세대 간 일자리 경합을 격화시켰다”며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장벽을 더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우리 노동시장은 노동법제와 사회안전망으로 두텁게 보호받는 약 12%의 대기업 정규직과 보호 수준이 낮은 약 88%의 중소기업·비정규직으로 구분된다”며 “청년에게는 좌절감을 안기고 기업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어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은 대기업 정규직은 유연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높은 중소기업·비정규직은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