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희들이 뭔데 길을 막느냐’며 창문을 내리고 욕을 하고 지나가더라고요.”
오목교 지하차도 공사현장에서 교통수신호를 하는 박상호(57) 씨는 공사 초기 운전자들의 불만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1.5km 구간을 지나는 데 20분이 소요될 정도로 정체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오목교 지하차도를 폐쇄하고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공사를 시작했다. 인근 도로에서 정체가 심해졌다는 민원이 쇄도하면서 시는 지난 8일 공사를 일단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서부간선도로 평면화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3년부터 추진됐던 사업이다. 도로로 인해 단절된 지역을 연결하고 보행자 중심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오목교 지하차도가 폐쇄되는 등 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정체가 심해졌다. 대체도로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사가 시작됨에 따라 목동 등 인구 밀집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과 가산디지털단지 등으로 출퇴근하는 경기도 주민이 몰린 탓이다.


시는 도로 기능을 조속히 회복하고, 도로 용량을 지금보다 늘려 차량 흐름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고 밝혔다. 우선 중앙분리대를 축소하고 그 자리에 1개 차로를 추가로 확보해 4차로를 5차로로 늘리기로 했다. 늘어난 차로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에 따라 가변차로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