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드론·전기차의 전천후 '눈'… 화학연, 광대역 통합감지 광센서 소재 개발

[쿠키과학] 드론·전기차의 전천후 '눈'… 화학연, 광대역 통합감지 광센서 소재 개발

다양한 파장 감지 가능 '위상결정절연체' 단점 해결
주야간 인식, 거리측정 등 통합기능 수행
의료·환경·군사 다방면 국산 차세대 적외선센서 플랫폼 기대

기사승인 2025-09-14 12:00:06
SnSeTe 삼원계 위상결정절연체 소재 기반 광대역, 고안정성 광센서.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이 다양한 빛을 통합 감지하는 차세대 센서 소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주야간 다양한 파장의 빛을 인식해 광대혁 통합 감지센서 등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상결정절연체 기반 광대역 광센서 소재 제작 과정 및 센서 성능 평가 모습.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송우석 박사와 성균관대 윤대호 교수 공동연구팀은 기존 상용 소재보다 다양한 파장의 빛을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광센서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6인치 대면적 기판에 저렴하게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광센서는 감지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스마트 제품, 보안, 기후, 환경, 의료 등 여러 용도로 구분할 수 있다.

기존에는  가시광, 근적외선, 중·원적외선영역 센서가 따로 존재해 자율주행차, 군용드론 같은 제품에 여러 센서를 탑재해야 했다. 

반면 광대역 센서는 여러 파장을 통합 감지하는 차세대 광센서로, 기존 광대역 광센서의 2차원 소재는 가시광선부터 근적외선까지 감지할 수 있다. 

때문에 중·원적외선은 감지할 수 없고, 습기·온도 변화에 쉽게 변질돼 야외, 군사용 등 일부 환경에 적용이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한 광대역 광센서 소재는 가시광선부터 원적외선까지 모든 영역을 통합 감지하고, 고온·고습 환경에서 안정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제품의 구조 단순화와 비용 절감을 실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 군용드론에서 주간촬영·대상 인식용 가시광 센서, 거리 측정용 근적외선 센서, 야간 사람 감지용 중·원적외선 센서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기존 2D TMD 센서 소재(MoS₂ 등) 기존 위상절연체 센서 소재(Bi₂Se₃ 등) 위상절연체 센서 소재(SnSe0.9Te0.1)
감지 파장 가시광선~근적외선
400~1,200나노미터
(0.4~1.2마이크로미터)
가시광선~원적외선 가시광선~원적외선
532~9,570나노미터
(0.5~9.6마이크로미터)
합성 화학기상증착법(CVD) 등
(기체 상태의 원료(전구체)를 기판 위에 분해·반응시켜, 얇은 박막 형성)
분자선 에피택시(MBE)
(초고진공 상태에서 분자·원자 빔을 기판에 쏘아 한 층씩 원자 단위로 정밀하게 박막 성장)
용액 공정 기반 열분해 방식
(액체 상태의 원료(전구체)를 기판에 떨어트린 후, 기판을 가열하면 원료가 분해되며 원하는 결정·박막이 형성)
장점 가시광선~근적외선 영역 고감도 감지 광대역·고안정성 초광대역, 고균일성, 극한환경 내구성
단점 장파장 감지 불가, 환경 내구성 취약 고가 장비·합성 한계 양산 전환 필요

연구팀은 기존 2차원 반도체 ‘주석-셀레나이드 화합물(SnSe)’에 텔루륨 원자를 섞은 위상결정절연을 활용했다.

위상결정절연체 소재는 더 넓은 파장의 통합 감지가 가능하고 안정성도 높은 차세대 광대역 광센서 소재다. 

기존 2차원 평면구조 소재의 센서는 밴드갭이 커 힘이 센 가시광선은 전자를 점프시켜 감지했지만, 에너지가 작은 장파장 적외선은 감지할 수 없었다. 

반면 위상결정절연체 구조는 밴드갭이 낮아 중적외선, 원적외선 같은 장파장도 충분히 전자를 움직일 수 있다. 

이는 얼음 속을 이동하긴 어렵지만 얼음 표면에서는 잘 미끄러지는 것처럼 내부는 절연체 상태지만 표면은 전자가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SnSeTe 삼원계 위상결정절연체 기반 광센서의 광대역 광응답성. 한국화학연구원
SnSeTe 삼원계 위상결정절연체 기반 광센서의 다양한 환경 안정성 및 미세 감지 성능. 한국화학연구원

실제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기존 2차원 소재 센서보다 8배 이상 넓은 0.5~9.6㎛를 감지하는 광대역 특성과 손가락의 미세한 원적외선도 감지하는 고감도 특성을 갖췄다. 

아울러 얇고 가벼우며, 고온·고습·수중 환경 안정성도 높다.

이와 함께 간단한 제조공정도 장점이다. 

위상결정절연체는 지나치게 예민해서 MBE 같은 고가의 초고진공 상태 제조장비가 필요했다.

연구팀은 덜 예민하면서도 위상특성을 내는 소재 위상결정절연을 설계, 용액을 떨어트려 굳히는 저비용 용액공정 기반 열분해 방식으로 손바닥 크기의 6인치 웨이퍼에 균일한 생산을 실현했다.

이는 기존 반도체 공정과 호환돼 제조비용 절감 및 양산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8인치 이상 대면적으로 확장하고, 센서 배열·회로 집적화를 통해 완성형 센서모듈 개발을 추진 중이다.

SnSeTe 삼원계 위상결정절연체의 대면적, 고균일 합성법. 한국화학연구원

송우석 화학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자율주행차, 군사드론, 스마트워치, 가정용 IoT 보안장치까지 모두 적용할 수 있다”며 “고가 장비 없이 간단한 합성공정과 낮은 진입장벽으로 중소기업, 스타트업, 소자부품 전문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센서소재산업 생태계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다파장 통합 광대역 센서 시장에서 고가의 기존 외국산 센서를 대체해 국산 고성능 광대역 센서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화학연 이도형 학생연구원, 조형구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 7월 국제학술지 ‘Acs Nano(IF : 16.0)’에 2025년 7월 게재됐다.

(왼쪽부터) 이도형 학생연구원, 송우석 책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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