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알려진 보수 정치활동가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사망한 가운데, 범행 용의자가 검거됐다.
12일(현지시간) CNN·AP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전날 오후 10시쯤 유타주 세인트조지 인근 자택에서 타일러 로빈슨(22)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로빈슨은 범행 직후 자이언 국립공원 근처에서 목격됐으며, 집 인근 차량과 의류 등 증거가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과정에는 가족과 지인의 협조가 결정적이었다. 스펜서 콕스 유타주지사는 “로빈슨 가족이 지인에게 알렸고, 이 지인이 수사기관에 신고했다”며 “아버지가 당국이 공개한 수배 사진을 보고 아들을 추궁했고, 결국 자수를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거부했지만, 가족과 가까운 청소년 담당 목사의 설득 끝에 체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로빈슨은 그룹 채팅방에 소총 은닉 및 회수 관련 메시지를 남겼으며, 룸메이트의 제보로 이러한 정황이 확인됐다. 회수된 총기와 탄피에는 “어이, 파시스트! 잡아봐” “이걸 읽고 있는 당신은 게이다” 등의 문구가 새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슨은 유타주 남부 워싱턴 출신으로 딕시 기술대학 전기 견습 과정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지난 2021년에는 유타주립대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한 학기 만에 중퇴했고, 고교 재학 시절 유타 공과대를 통해 대학 학점을 취득한 이력도 있다. 유권자 등록 기록상 특정 정당에는 소속되지 않은 상태다.
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의 친척이 “최근 몇 년간 정치적으로 민감해졌고, 가족 식사 자리에서 커크의 견해를 싫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사당국도 로빈슨이 커크의 도발적 발언들에 깊은 반감을 드러내왔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체포된 로빈슨은 변호사를 선임한 뒤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가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며 “사형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