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다고 가볍게 여긴 고혈압, 콩팥 병들게 할 수 있어 [진료실 건강팁] 

흔하다고 가볍게 여긴 고혈압, 콩팥 병들게 할 수 있어 [진료실 건강팁] 

글‧정명아 원자력병원 신장내과 과장

기사승인 2025-09-15 07:46:03

고혈압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2024년 11월 기준, 우리나라 20세 이상 인구의 30%인 1300만 명이 고혈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흔하다고 해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고혈압은 심장, 뇌, 콩팥 등 우리 몸의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신장학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우리나라 말기콩팥병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이는 당뇨병 다음으로 흔한 원인인 고혈압 환자의 증가와 미흡한 관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손상된 콩팥은 원래대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게는 적절한 혈압 관리와 콩팥 기능의 확인이 중요하다.
 
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 제거, 체액 조절, 나트륨 등 전해질 조절 및 혈압 조절과 관련된 호르몬을 분비하고 조절한다. 콩팥이 나빠지면 고혈압이 새로이 발생하거나 기존의 고혈압이 악화될 수 있고, 고혈압이 오래되거나 조절되지 않는 경우 만성콩팥병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고혈압과 콩팥은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밀접한 관계이다.
 
콩팥 손상의 신호로는 거품뇨, 부종, 혈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이 있으며, 심한 경우 피로감, 가려움증, 식욕 감소, 호흡곤란, 구역질 등의 요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난 후 진단되면 콩팥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콩팥 기능을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고혈압이 진단되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콩팥 기능과 소변 이상을 확인해야 되며, 정상인 경우에도 최소 1년 간격의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에도 콩팥기능을 확인하는 혈액검사인 크레아티닌 검사(사구체 여과율)와 단백뇨를 확인하는 소변검사가 포함되어 있다. 
 
콩팥 기능은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를 토대로 계산하는 사구체 여과율로 평가한다. 사구체는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모세혈관 덩어리이다. 사구체 여과율이 3개월 이상 60mL/min/1.73m2 미만인 경우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이더라도 단백뇨나 혈뇨가 지속적으로 있거나 다낭신 등의 병이 있는 경우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고혈압으로 인한 콩팥병의 예방과 치료에는 혈압 조절이 필수다. 현재까지 콩팥 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치료제는 없지만, 고혈압 환자는 적절한 혈압을 유지함으로써 콩팥 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혈압의 확인을 위해 정확한 혈압 측정이 필요한데, 요즘은 가정 혈압 측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여러 관찰연구에서 가정 혈압 측정이 병원 방문 시의 단발성 수치보다 심혈관, 콩팥질환 예후와 더 강한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혈압 조절의 목표치는 진료 지침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2022년 고혈압 진료지침’에는 단백뇨가 동반된 콩팥병 환자는 130/80 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고한다. 이는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 환자의 목표치인 140/90 mmHg 미만보다 낮은 수치이다. 또한, 고령 환자의 경우 노쇠, 낙상 위험, 체위저혈압 등을 고려해 목표치를 개별화해야 된다.
 
약물 관리 외에 저염식, 규칙적인 운동(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중등도 강도의 운동,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 적정 체중 유지, 절주, 금연 등도 중요하다. 요즘은 정보 과잉으로 인해 환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내용 또는 본인에게 맞지 않는 정보들로 인해 혼란을 겪는 경우가 흔한데, 부적절한 정보들에 현혹되지 말고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콩팥병은 조기에 발견해서 잘 관리하면 충분히 활기찬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임을 기억하자. 

[콩팥병 관리 건강팁]


△혈압 관리(수축기 13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을 목표로 관리)

△혈액 검사 및 (크레아티닌/사구체 여과율), 소변 검사(단백뇨)로 정기적인 확인 

△저염식 식단,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 절주 및 금연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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