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리스크 종식에 거래대금 ‘폭증’…다시 돌아온 ‘증권株’

양도세 리스크 종식에 거래대금 ‘폭증’…다시 돌아온 ‘증권株’

기사승인 2025-09-16 06:00:19 업데이트 2025-09-16 08:47:31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국내 증권주가 상승 랠리를 선보이고 있다. 정부가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현행 유지로 결정하면서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투자업계는 증권주가 하반기 거래대금 증가 효과에 따른 펀더멘털 개선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증권사들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지난달말 1320.02에서 전날 종가 기준 1531.25로 이달 들어 16% 급등했다. 이는 거래소에 상장된 KRX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개별 종목들도 높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1만9150원에서 2만3000원으로 19.31% 상승했다. 키움증권(30.17%), 한국금융지주(18.30%), NH투자증권(11.42%) 부국증권(15.11%) 등도 크게 뛰었다. 

하반기에 접어든 지난 7월~8월 사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심리가 급변한 셈이다. 당시 KRX 증권 지수는 6월말 1405.05에서 8월말 1320.02로 6.05% 떨어진 바 있다. 개별 종목들 역시 많게는 10%대가 넘는 내림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6월말 2만1450원에 거래를 마친 뒤 8월말 1만9150원으로 10.72%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실망감을 불러온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말 대주주의 종목당 주식보유액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조정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연말 과세회피 목적의 물량 출회에 따른 증시 하락 우려가 부각되면서 증시 활력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정부가 대주주 주식 양도세에 대해 현행 기준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증권주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추석 민생안정대책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겠다”면서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대주주 기준 유지가 필요하다는 더불어민주당 입장 등을 종합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 리스크 해소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가 주요했다. 통상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성 제고 등 펀더멘털 개선과 직결된다.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넥스트레이드+한국거래소 합산)은 대주주 주식 양도세 철회 기대감이 불거진 지난 11일 31조453억원, 다음 거래일인 12일 31조9753억원을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30조원 선을 넘어선 건 코스피 장기박스권을 유발한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7월31일 이후 처음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도 같은 기간 3300선을 넘기는 등 빠르게 올랐다. 세제 정책이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을 확인시켜줌과 동시에 증권업 영업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3분기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은 24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7%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7% 늘어났다. 올해 코스피 상승 전망에 따라 일평균 거래대금도 29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한다”라고 분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의 하반기 호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의 긍정적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은 상고하저 특성을 보이나, 올해는 양호한 거래대금과 일회성 비용 축소 등으로 하반기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라며 “투자자 친화적인 정책 기조는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이같은 정책이 이어지면 증시 상승 지속과 거래대금이 레벨 업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