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천체 중력 초고속 계산 알고리즘'… KISTI-서울대 공동개발

[쿠키과학] '천체 중력 초고속 계산 알고리즘'… KISTI-서울대 공동개발

구면좌표계 중력계산 정확도-속도 모순 해결
연산속도 10배 빨라, 오차 0.1% 미만
행성 형성, 은하 진화, 초기우주 재현

기사승인 2025-09-17 09:58:56
KISTI 알고리즘을 실제 천체 현상에 적용하여 실험한 결과 예시. 중심별이 만들어지고 난 뒤에 어떻게 행성이 만들어지고 진화해 가는지 보기 위한 실험으로, 실제 우주 시간으로 약 백만 년 정도 진행되었을 때의 모습.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원시행성계 원반 전체의 초기 질량이 증가하고, 좌에서 우로 갈수록 원반 중심에 존재하는 별의 초기 질량이 증가한다. 초기 원시행성계 원반 질량이 클수록, 중심별의 질량이 클수록 원반 내 원시행성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고, 더 일찍 만들어진다. KIST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김용휘 선임연구원이 서울대 김웅태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구면좌표계에서 천체의 중력을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하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구면좌표계는 위도와 경도처럼 반지름과 각도를 이용해 위치를 표시하는 구 형태 좌표계로, 별이나 행성처럼 둥근 천체의 구조와 운동을 표현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구면좌표계의 중력 계산에서 정확도와 속도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 모순을 크게 완화한 것으로, 기존 방식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중력을 계산하면서도 오차는 0.1% 미만으로 줄였다.

기존 천체 중력 계산은 한 방향만 빠르게 계산하거나 모든 영역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산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은 큰 영역을 잘게 나눠 계산 후 합치는 ‘분할정복법’과 미리 계산한 결과를 재활용해 불필요한 연산을 줄이는 방식을 결합해 효율성을 높였다.

중력 계산은 천체물리 시뮬레이션에서 반복 수행되는 핵심 과정이다. 계산 속도가 빨라질수록 같은 슈퍼컴퓨터 자원으로 더 큰 우주 공간과 더 긴 시간 범위를 모사할 수 있고, 남는 자원을 자기장이나 복사 등 다른 물리현상 연구에 투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행성의 형성, 은하의 진화, 우주 초기모습까지 한층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

실제 연구팀은 이 기술을 실제 우주에서 중심별이 만들어지고 난 후 행성이 생성되고 진화하는 실험을 진행해 성능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이번 알고리즘을 슈퍼컴퓨터용 대표 유체역학 코드 ‘FARGO3D’, ‘Athena++’ 등에 탑재해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특히 GPU 기반 병렬처리 성능을 최적화해 도입 예정인 국가슈퍼컴퓨터 6호기에 바로 적용할 방침이다.

강지훈 KISTI 첨단과학컴퓨팅센터장은 “이번 성과는 국가전략과제로 추진 중인 초고성능컴퓨팅 소프트웨어 생태계 조성사업과 활용 고도화사업의 방향 맞물려 있다”며 “슈퍼컴퓨터 6호기의 안정적 활용을 뒷받침하고, 응용연구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4일 국제학술지 ‘The Astrophysical Journal Supplement Series(IF=8.5)’에 개재됐다.
(논문명: A Fast, Second-order Accurate Poisson Solver in Spherical Polar Coordinates(doi.org/10.3847/1538-4365/adec68))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