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출산 전후 여성이라면 꼭 체크 [건강 나침반]

중장년, 출산 전후 여성이라면 꼭 체크 [건강 나침반]

검사로 초기에 잡는 ‘갑상선기능저하증’
글‧차정환 세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과장

기사승인 2025-09-19 07:16:02

갑상선은 우리 몸의 내분비 기관 중 크기가 가장 큰 기관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고 몸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는 일을 한다.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태아, 신생아의 뇌 발달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갑상선 호르몬이 필요량보다 부족한 상태를 ‘갑상선기능저하증’ 이라고 하며, 이는 2024년에만 70만 명이 병원을 찾은 질환이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대사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면 피로와 무기력이 나타나고 식욕이 없어 잘 먹지 않는데도 체중이 증가한다. 피부 건조와 부종, 탈모도 나타나며 눈썹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위장관 운동이 저하되어 소화가 잘 안되고 심하면 변비가 생긴다. 한여름에도 추위를 잘 타고 땀이 잘 나지 않는 증상도 대표적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데, 가임기 여성의 경우 월경량이 증가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방치하면 여러 전신 합병증이 나타난다. 고지혈증, 심부전과 같은 심혈관 질환은 물론 인지기능저하, 치매 유사 증상 등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임신 중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방치할 경우 유산, 태아 발달 지연이 유발된다.

여성에게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흔한 이유는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발생률이 남성보다 높고 임신과 출산, 폐경 등 호르몬 변동이 큰 시기에 갑상선 기능 변화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40~60대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고 출산 전후 시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서서히 진행되면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아주 미미할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조금씩 감소하면 신체 대사율도 서서히 낮아져 몸이 새로운 대사 속도에 적응하게 된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없어 환자 본인이나 주변 사람이 눈치 채기 어려울 수 있다.

피로와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 흔한 증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나이 탓으로 오해하기도 쉽다. 또한 갑상선은 호르몬을 일정량 저장하고 있어 갑상선 세포 기능이 일부 손상돼도 한동안 혈중 호르몬 농도가 정상 범위에 유지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위험군인 중장년 여성, 자가면역질환자, 출산 후 여성은 혈액 검사로 갑상선호르몬(Free T4)과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TSH 수치가 올라가면 원발성 갑상선 저하증으로 볼 수 있으며,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T4 수치도 낮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확진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오래 방치하면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혈액검사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갑상선초음파로 갑상선 조직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약을 복용해 부족분을 채워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의사의 지시 없이 중단해선 안된다. TSH 수치가 높지만 T4가 정상으로 나타나는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상태도 있으므로 적기에 치료하기 위해선 신체 컨디션을 살피고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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