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롯데카드에서 외부 해킹 공격으로 고객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하자 보안 관련 종목들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해킹 사고와 관련해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싸이버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49% 급등한 4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싸이버원은 보안관제 및 컨설팅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하는 기업으로 보안 테마주에 속한다.
아울러 전자상거래보안솔루션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한컴위드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0.65% 오른 4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다른 보안 테마주인 지니언스(13.97%), 케이사인(8.06%), 휴네시온(6.53%)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보안주들의 상승세는 최근 국내 기업의 해킹 피해 사례가 속속 확인된 여파로 풀이된다. 앞서 롯데카드는 외부 해킹 공격으로 297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롯데카드의 회원수는 약 960만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가까운 정보가 유출된 셈이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 유출 고객 중 유출된 고객 정보로 카드 부정 사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은 총 28만명”이라며 “유출 정보 범위는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번호 등”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사인 KT에서는 휴대전화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사건이 발생했다. 소액결제 피해자는 362명으로 피해 금액은 2억4000만원에 달한다. KT는 이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서버침해 흔적 4건과 의심 정황 2건을 신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가 금융사 및 통신사 해킹 사고와 관련해 조속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점도 투자심리를 부추긴 요인 중 하나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합동 브리핑을 통해 해킹사고와 관련해 범부처 차원의 근본 대책 마련 방침을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롯데카드 조사 과정에서 당초 신고한 내용보다 큰 규모의 유출이 확용됐다. 소비자 보호 조치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면밀히 관리·감독할 것”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즉시 착수하겠다”고 설명했다.
류제명 과기부 2차관은 “정부는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과기부, 금융위 등 관계부처와 함께 범부처 합동으로 해킹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과기부는 현행 보안 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임시방편적 사고 대응이 아닌 근본적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피해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고, 향후 추가 범행 방지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보안 장비·부품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