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밖에 답 없던 희귀 간 질환…“‘빌베이’로 아이·가족 삶 되찾아”

이식밖에 답 없던 희귀 간 질환…“‘빌베이’로 아이·가족 삶 되찾아”

10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장기 복용 시 간 기능 보존까지 기대”

기사승인 2025-09-25 11:48:50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PFIC) 치료제 ‘빌베이’. 입센코리아 제공

희귀 간 질환인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PFIC) 치료제 ‘빌베이’(성분명 오데빅시바트)가 10월부터 건강보험에 등재된다.

25일 입센코리아에 따르면 PFIC는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담즙이 간에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간 손상을 유발하는 희귀 질환으로 대부분 영유아기에 발병한다. 국내에서 PFIC는 극희귀질환으로 분류되며, 환자 수는 수십명대로 추정된다. 환자들은 극심한 소양증(가려움증), 성장 지연, 간 기능 저하를 경험할 수 있다. 치료 이외의 선택지로는 간 이식이 유일한 대안이다.

빌베이는 담즙산이 간으로 재흡수 되는 양을 줄여 증상 조절 효과를 내는 경구제로, 생후 3개월 이상 영아부터 사용할 수 있다. 간 이식 없이도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최초의 치료 선택지이기도 하다.

빌베이는 보건복지부의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1호 약제다. 이 사업은 정부가 신약의 허가·급여 등재 절차를 병행함으로써 신약의 도입 기간을 단축하고자 2023년 마련한 제도다. 정부는 기존에 비급여나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통해 빌베이를 투여받던 환자들을 위한 경과조치도 마련했다. 급여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들은 2026년 2월28일까지 신청하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 치료의 연속성을 보장했다.

전문가들은 간 이식 없이도 약물로 증상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빌베이 급여를 환영했다. 고홍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PFIC 환아는 밤낮 없이 가려움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며 “빌베이는 단순한 약제가 아니라 아이와 가족의 삶을 되찾아주는 치료 옵션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고재성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기 복용 시 간 기능 보존 가능성까지 기대할 수 있어 환자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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