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던지고 ‘美장’ 러브콜…추석 이후 발걸음 돌릴까

‘국장’ 던지고 ‘美장’ 러브콜…추석 이후 발걸음 돌릴까

기사승인 2025-09-30 06:00:26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국내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미국 시장으로 자금을 옮기는 모양새다. 코스피가 연일 상승 랠리를 선보인 이후 단기 조정 국면 흐름을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장기간 연휴 이후 다시 상승세를 거듭할 것으로 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711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지난해 2월 기록한 월간 순매도 최대 기록인 8조4120억원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6조9681억원), SK하이닉스(1조6533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5760억원), 삼성전자우(5635억원), 현대로템(4335억원), 삼성전기(3638억원), 두산에너빌리티(3634억원) 순으로 확인됐다. 

개인투자자들의 매도 행진은 코스피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함에 따른 단기 조정과 차익 실현 욕구가 결합된 게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이슈가 중첩되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 유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단기 고평가 우려와 차익실현 욕구가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는 지난달말 3186.01에서 거래를 마쳤으나, 이달 24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3497.95를 기록하는 등 장기간 상승 랠리를 펼친 바 있다. 코스피는 9월 2일부터 16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시현했다. 그러나 코스피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하자 지난 26일 2.45% 급락한 상태로 장을 마감하면서 일부 되돌림 현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의 자금은 미국 시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518억1354만달러(약 212조5845억원)다. 이달초 1336억5696만달러(약 187조1598억원)에서 13.58% 급증한 규모다. 

서학개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세계 최대 이더리움(ETH) 금고로 여겨지는 비트마인(BITMINE IMMERSION TECHNOLOGI) 이다.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을 2억5835만달러(약 3616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오라클(2억1336만달러), IRIS ENERGY LTD(1억8215만달러), 엔비디아(1억7318만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 및 비트코인 관련주로 확인됐다.

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미국 시장으로 발걸음 돌림 현상은 올해 미 증시가 탄력적인 상승장을 구사한 것에 기인한다고 평가한다.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4월 이후 2% 이상의 큰 낙폭을 기록한 적이 없었을 만큼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장기간 이어가고 있다”면서 “9월 현재까지 올해에만 28번째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음달 긴 추석 연휴가 지난 이후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돌아온 강세장에 연휴 기간 해외 시장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양증권이 자사의 전국 주요 지점 프라이빗뱅커(PB)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연휴 이후 증시 흐름에 대한 전망에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이 55%로 과반을 차지했다. 하락을 예상하는 답변은 10%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심리는 상대적으로 우세하게 드러났다. 

코스피가 연말까지 현재 수준을 크게 웃돌 것이란 평가도 많았다. 연말 코스피 지수 예측 관련 질문에는 응답자의 62.5%가 3600선 이상을 내다봤다. 

추석 이후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국내 종목군에 대해서는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반도체 종목이 28.3%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제약·바이오(18.6%), 고배당(13.3%), 금융(12.4%), 자사주 소각(8%) 순으로 드러났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 지수는 상승이 예상된다”라며 “과거 추석 연휴 이후 패턴을 보면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증가와 함께 에너지,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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