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성수품 수급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장기화된 소비 경기 침체로 체감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유통업계는 성수품 공급 확대와 대규모 할인 행사를 통해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전 성수품 수급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추석 차례상 준비 비용도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전통시장 16곳과 대형마트 8곳을 대상으로 6~7인 가족 기준 성수품 34개 품목의 구매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3만6723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고 대형마트는 27만4321원으로 5.0%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전통시장에서 사과·곶감·대추 등 과일과 고사리·깐도라지·시금치·배추 등 채소류가 저렴했으며, 대형마트에서는 배·쌀·부침가루·맛살 등 일부 과일과 가공식품 가격이 낮게 조사됐다. 사과·배·포도 등 주요 과일은 산지 출하가 이어지면서 수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고, 수산물 역시 원활한 공급이 예상된다.
다만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식품 물가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장기화된 고물가와 경기 침체 여파로 가계 부담이 여전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유통업계도 물가 안정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0일 추석 물가 대책을 점검하며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확충해 주시고 취약 계층의 생계 어려움을 덜어줄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며 “물가 안정이 곧 민생 안정이라는 자세로 물가 안정에 신경을 최대한 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는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톤(t)의 성수품을 공급하고, 온·오프라인 소매점 할인행사와 전통시장 농·축·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등 700억원 규모의 할인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저렴하고 실속 있는 민생 선물세트도 마련해 소비자 부담 완화에 나섰다.
특히 폭염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오른 배추·무 등 일부 품목은 정부 가용물량 방출과 함께 운송비 등 출하장려금을 두 배 확대(배추 포기당 최대 1000원)하고, 전통시장·대형마트에서 최대 40%까지 할인을 지원하는 등 물가 완화에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할인 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5일까지 ‘한가위 통큰세일’을 열고 명절 제수용품부터 가족 먹거리, 생활필수품까지 전 카테고리에 걸쳐 초특가 행사를 이어간다. 행사 기간 ‘한돈 돼지갈비 찜용(100g)’은 반값인 990원에, ‘국산 데친 문어(100g)’는 최종 혜택가 2996원에, ‘가을 햇꽃게(100g)’는 896원에 각각 선보인다.
홈플러스도 오는 6일까지 ‘홈플 MEGA 골든위크’를 열고 축산, 과일 등 명절 필수 먹거리는 물론 치킨, 킹크랩 등 연휴 인기 먹거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특히 마이홈플러스 멤버 특가로 설도·앞다리·목심 등으로 구성한 ‘농협안심한우 1등급 국거리‧불고기(100g)’를 40% 할인한 4200원에 판매하며, ‘농협안심한우 전 품목’도 최대 40%까지 할인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한우, 사과, 시금치 등 명절 먹거리를 중심으로 행사 상품을 구성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돼지고기와 과일류는 카드 할인을 적용해 장바구니 부담을 한층 덜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돈 돼지갈비의 경우 최근 출하량 감소와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같은 물량을 확보하려고 노력했으며, 가격은 오히려 낮춰 소비자 부담 완화에 중점을 뒀다”며 “꽃게는 금어기 해제 이후 수요가 몰리며 가격 경쟁이 치열한 품목인데, 이번 행사에서는 마트 행사 가격 중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